[일문일답]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내년 경기둔화 국면…위기는 아냐"

옥성구 기자 2022. 11. 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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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
"경기침체까진 판단하지 않아"
"내년 상반기 가장 많이 둔화"
"금리, 물가 보며 천천히 인상"

[세종=뉴시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09. photo@newsis.com (사진=KDI 제공)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과 투자 부진 등으로 1.8%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둔화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며 "아주 큰 위기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이번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투자 부진도 지속되면서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다.

정 실장은 "1%대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지금 성장 추세가 대략 2% 내외이기 때문에 앞으로 1% 후반이 나온다고 해서 아주 큰 위기라고 해석하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지만 큰 폭으로 하회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경기둔화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침체까지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고 물가 상승률이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경기는 둔화되고 물가는 높은 국면"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이라고 분명히 말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과의 일문일답.

-1%대 전망은 얼마 이후에 처음 내놓은 건가.

"과거 우리 경제 성장세가 3~4% 정도였기 때문에 1%대면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지금은 성장 추세가 대략 2% 내외이기 때문에 앞으로 1% 후반이 나온다고 해서 아주 큰 위기라고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기 순환 과정에서 1% 후반에서 2% 초반 정도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숫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년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한다고 했는데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

"저희가 내년에 경기둔화라고 한 것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부분을 봤다. 성장률뿐만 아니라 다른 지표에서도 많이 관측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렇다고 침체까지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큰 폭으로 하회하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경기둔화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 국면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나.

"경기 쪽을 보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고 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경기는 둔화되고 물가는 높은 국면으로 당연히 해석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저희가 생각하기에 내년은 경기침체까지는 아니고 경기둔화 정도다. 물가상승률도 연간으로 보면 3.2%지만 하반기로 가면 2.5%이기 때문에 이것만 갖고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세종=뉴시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과 천소라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09. photo@newsis.com (사진=KDI 제공)


-단기경기부양 정책을 통한 잠재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목표 추구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내년에 추가경정예산이라든지 이런 정도의 재정정책이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건가.

"올해, 내년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계속 적용될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정책을 하다 보면 경기가 과열되고 물가가 너무 상승해 경기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의 눈높이로 정책을 수행하면 오히려 경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내년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은 시점에서 추경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기본적인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경기가 조금 둔화되지만 추경까지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출 물량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였다가 하반기 플러스로 예상했는데, 하반기에 내년 세계 경제 상황이 조금 나아질 거라고 예상하는 건가.

"2022년에는 상고하저의 패턴이었으면 저희가 전망하기에 2023년은 상저하고이다. 하반기에 경제가 좋아진다고 하기보다는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가장 많이 둔화되고 거기에서부터 서서히 하반기에 회복되는 정도다."

-상반기 전망할 때 내년 국제유가를 배럴당 92달러로 잡았는데 이번에 84달러로 낮춰 잡았다. 최근 국제유가 인상 요인이 반영된 건가.

"다양한 기관들의 전망 수치와 금융시장의 선물가격 등을 반영해 내년 국제유가를 연평균 84달러로 잡았다. 국제유가를 하향 조정했는데 소비자물가는 상향 조정해 조금 어긋나 보일 수도 있다. 저희가 상반기에 생각한 것보다 에너지 가격이나 곡물 가격이 경제에 많이 파급되는 것으로 보여 그런 점을 반영해 소비자물가를 올렸다."

-긴축정책을 펴되 속도와 강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는 게 맞다고 보나.

"재정정책은 이미 예산안이 나와 있고 그걸 단기간에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통화정책은 한 달 반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어떻게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게 좋을지 말해달라.

"11월 말에 금통위가 있을 건데 미국만큼 가파른 것은 대부분 예상하지 않는 것 같다. 가능하면 낮은 폭으로 인상하고 물가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 물가 상승세가 더 확대되면 금리를 더 빠르게 인상해야 할 수도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인상하면서 지켜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세종=뉴시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09. photo@newsis.com (사진=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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