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서 연락이 없다고요?…소멸시효 직전 '눈덩이빚' 될 수도"

금감원 "추심 미루다가 소멸시효 직전 과다 청구하는 사례 유의"
"채무소멸시효는 채무자가 직접 법원에 주장해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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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30대 주부 B씨는 A대부업체에서 2000만원을 빌렸다가 상환이 어려워지자 1500만원을 원금을 낮춰 갚기로 구두 합의했다. 곧이어 며칠 후 A업체는 B씨의 대출채권을 C대부업체에 매각했다고 통보했다. 한동안 C업체에서 연락이 없어 상환을 미뤄왔던 B씨는 어느 날 법원으로부터 서류 한 통을 받게 됐다. C대부업체에 그간의 원리금과 연체이자 2200만원을 상환하라는 지급명령서였다.

금융감독원은 10일 발표한 '금융소비자 주요 유의사항'을 통해 이처럼 일부 대부업체가 의도적으로 연체 추심을 미뤘다가 소멸시효 직전 과도한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며 주의를 요했다.

금감원은 B씨처럼 채무액 감면을 구두로 합의할 경우, 대출채권을 매수한 C업체에는 대항력이 없기 때문에 채무감면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채무액 감면은 구두 합의가 아닌 서면증빙을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부업체가 연체 이자 등을 바로 추심하지 않았다고 해서 채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환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망자 대출 추심 물려받지 않으려면, 상속인이 직접 상속포기 통보

망자가 생전에 받았던 대출 추심을 가족들이 물려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금감원은 이 경우 상속인이 채무상속 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직접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하고, 이 사실을 서면으로 금융사에 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자의 채무사실은 금융감독원,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거나 정부24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약 금융사에 상속포기를 알렸음에도 추심이 계속된다면 위법이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소멸시효는 채무자가 직접 주장해야 인정

오래된 대출이라도 채무자가 직접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지 않으면 대출 시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단 점도 유의해야 한다.

#50대 자영업자 D씨는 7년 전 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상환을 못 한 적이 있는데, 7년이 지나 법원에서 '지급명령'을 받았지만, 대출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나면 갚을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듣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후 추심회사에서 D씨의 영업용 통장을 압류해갔다.

금감원은 D씨의 사례에서 추심회사가 통장을 압류해간 것이 부당하다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D씨가 법원에서 지급명령을 받았을 때 직접 대출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음을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법에 따라 채무자가 채무를 인정한 것으로 확정되고,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 채권추심이 가능해진다.

금감원은 "'소멸시효'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가 법적으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해야 인정된다"며 "채무자는 본인의 기억에만 의존하지 말고 법원의 지급명령을 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법원에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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