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는 두고 음모론만 좇나···특수본, 오늘 ‘각시탈’ 참고인 소환
“참사 현장 있었다는 글 있어 확인”
행안부·대통령실 수사계획은 없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대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참사 현장에서 인파가 쓰러지게 만든 직접 원인이 됐다는 의혹을 받는 ‘각시탈’ 착용 남성 2명을 소환해 조사한다.
특수본은 10일 오전 “금일 ‘각시탈 의혹’ 관련 2명, 용산구청 및 서울종합방재센터 소속 직원, 용산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정보과) 정보관 등 참고인들의 소환조사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각시탈 의혹은 참사 당일 각시탈을 쓴 2명이 길에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사람들을 고의로 미끄러지게 했다는 의혹이다. 특수본은 지난 1일에도 고의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을 받은 ‘토끼 머리띠’ 남성을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사건을 종결했다.
특수본은 지난 7일 각시탈 의혹에 대해 “CCTV를 확인한 결과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 빔’(Jim Beam)이라는 술이었다”며 “해당 장면이 촬영된 위치 역시 (참사) 현장이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들을 사고 현장에서 봤다는 목격자들의 글이 있어 사실관계 확인을 하기 위해 조만간 당사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수본은 용산서 정보과 과장이 경찰 내부망에 등록된 ‘핼러윈 축제 인파 위험 보고서’를 참사 후 삭제하라고 정보관에게 지시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이 참사 후 용산서 정보과장 등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 정보과장이 한데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해 ‘윗선’ 관여 여부도 조사 중이다.
특수본은 “전날 해밀톤호텔을 압수수색해 대표이사 등의 휴대전화 5점, 건축물 설계도면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 호텔 대표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압사 사고 발생 골목과 인접한 해밀톤호텔 본관 서쪽에는 에어컨 실외기를 가리는 철제 가벽이 10여년 전 설치됐다. 이 가벽으로 인해 골목이 더 좁아져 참사 당일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해밀톤호텔은 본관 2층 후면과 별관 1층에 테라스 등을 무단 증축해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도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행정안전부와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수사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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