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다 죄인될라’ 주저않게… 法으로 도와주세요

송유근 기자 2022. 11. 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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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위급한 상황에서 타인 구조 활동을 하다가 수반되는 위험 부담을 대폭 경감해주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선의를 갖고 구조 활동에 나섰음에도 '나중에 문제가 될까 봐' 선뜻 구조 활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들의 경제적, 법적 부담을 면책해 주자는 것이다.

반면 '착한 사마리아인법'은 긴급 의료 활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면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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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꽉 채운 추모 메시지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 인근 상점들이 일부 영업을 재개한 가운데,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들이 도로에 빼곡하게 펼쳐져 있다. 문호남 기자

■ 이태원 참사 이후…‘착한 사마리아인法’ 필요성 커져

응급의료 중 구조자 사망할 경우

현 응급의료법은 형사 책임 감면

면책이 아니라 법적 비화 가능성

선의는 있어도 선뜻 나서지 못해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위급한 상황에서 타인 구조 활동을 하다가 수반되는 위험 부담을 대폭 경감해주는 ‘착한 사마리아인법’의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선의를 갖고 구조 활동에 나섰음에도 ‘나중에 문제가 될까 봐’ 선뜻 구조 활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들의 경제적, 법적 부담을 면책해 주자는 것이다.

10일 SNS와 목격자 진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참사 당시 이태원에서 경찰관, 소방관의 다급한 도움 요청에도 일부 시민이 구조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태원 사고 당일 오후 11시까지 인근에 있었던 시민 A 씨는 “나라도 괜히 나섰다가 무슨 문제가 생길까 봐 무서워 구조 활동을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청재킷 의인’ ‘이태원 의인 경찰’ 등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섰던 사람들이 주목받으면서, 이들이 향후 법적 책임을 지거나 개인적 손실을 보지 않도록 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인 관련 법은 ‘착한 사마리아인법’이다. 엄밀히 구분하면 ‘사마리아인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위험에 빠지지 않는 상황임에도 ‘구조 불이행’(Failure-to-Rescue)을 저지른 사람을 ‘처벌’하는 법이다. 반면 ‘착한 사마리아인법’은 긴급 의료 활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면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면책 필요성이 언급되는 분야는 이번 참사처럼 사망 사고가 났을 때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르면, 응급의료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 실시한 응급의료 등으로 발생한 재산상 손해 등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면제하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하도록 하고 있다. 응급의료법 역시 취지는 좋지만, ‘사망 사고’의 경우 책임을 ‘감면한다’고 돼 있어 법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착한 사마리아인류의 입법 개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 당시 박성중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구조 불이행죄’를 도입하자는 다른 내용이 논란이 돼 더 이상의 진전 없이 법안이 폐기됐다. 응급 행위 중 사망한 경우 형사책임을 ‘감면’하도록 한 규정을 ‘면제’로 고치는 법안도 지난 6월 발의됐지만 관련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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