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테러 '끔찍한 콘텐츠' 못본다…싱가포르 SNS 삭제명령법 통과

표현의 자유 억압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비판도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싱가포르 당국은 앞으로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끔찍한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명령할 수 있게 됐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자해, 성적 착취, 테러, 증오 등을 조장하는 '끔찍한 콘텐츠'를 제거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률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데 사용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새로 통과된 법은 규제기관인 인포콤 미디어 개발청(IMDA)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포함한 플랫폼에 '끔찍한' 것으로 간주되는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끔찍한' 콘텐츠에는 테러, 자살 및 자해, 폭력, 아동 성착취, 인종 및 종교적 조화를 저해할 수 있는 내용을 옹호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싱가포르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대 100만 싱가포르 달러(약 9억7700만 원)를 물게 된다.

IMDA는 벌금 부과 뿐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로 하여금 싱가포르 사용자들이 해당 플랫폼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조세핀 테오 통신정보부 장관은 해당 법안이 다른 법률이 포괄하지 못하는 공백을 메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 예로 끔찍한 게시물에 노출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영국의 14세 소녀 사례를 들었다. 테오 장관은 "불가능한 신체적 스턴트를 흉내내려다 사용자들이 우발적으로 사망했다는 보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콘텐츠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이든 싱가포르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유해한 온라인 콘텐츠를 규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앞서 2019년에도 온라인 허위 사실 관련 법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허위 정보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치 운동가들과 기술 기업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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