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두뇌' AP 고전…존재감 옅어진 '엑시노스'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스마트폰 판매 세계 1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엑시노스'가 자체 칩셋임에도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비중마저 줄면서 업계 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출하량이 46% 감소하며 부진했다.

시장 점유율은 퀄컴(40.4%), 미디어텍(26.3%), 애플(25.5%)에 이어 4위다.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 자릿수에 그쳤다. 상위권 3개 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을 넓히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A는 다만 삼성전자가 중저가용 제품에서는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둔화하고 있는 배경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 납품 물량이 축소되고 있기 떄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1.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시장 전체의 제품 출하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갤럭시S22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제품 출하량이 전년보다 9.5% 늘어난 6250만대를 기록했다.

반면 엑시노스의 경쟁력이 퀄컴에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폰에 자체 칩인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지역에 따라 병행 사용해왔는데 최근 스냅드래곤의 채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갤럭시 S22 시리즈의 경우 스냅드래곤을 75%가량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내년 출시되는 S23 시리즈는 S22보다 퀄컴 AP의 비중을 더 늘릴 것으로 전해졌다.

엑시노스가 시장의 높은 문턱에 좌절하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도 외연 확장에 애를 먹고 있다.

보고서는 TSMC가 올해 2분기에 출하한 스마트폰 AP의 80% 이상을 제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만해도 AP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가 7대 3 정도로 양분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TSMC로 무게 중심이 점차 쏠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고객이었던 퀄컴도 TSMC로 주문처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재정비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플래그십 제품의 위상을 공고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매출 증가에 기여할 중저가 스마트폰용 신제품의 초도 양산을 시작해 AP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업계 최고 수준의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개발하는 등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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