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지 않도록”…112 · 119 ‘통합’ 추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농담 아니라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참사 이후 112와 119로 나뉜 긴급 신고번호를 일원화해 경찰과 소방을 아우르는 통합 재난관리체계를 만들어 재난 대응 '골든 타임'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긴급 신고번호 통합은 경찰과 소방 등 재난대응기관 간 정보 전달과 지휘 체계 일원화를 전제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밀집사고 대책’ 일환
번호 · 상황실 일원화 등 염두
OECD 국가 대다수 이미 도입
경찰 - 소방 지휘체계 강화 기대
“농담 아니라 경찰이건 소방이건 보내주셔서 통제해야 할 것 같아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5분 소방당국으로 들어온 첫 신고 전화 녹취록 일부다. 신고자는 소방당국에 도움을 구하며 경찰 출동도 함께 요청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3분 뒤인 10시 18분 서울경찰청 상황실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지만 경찰 지휘부의 늑장 대응 탓에 서울 내 기동대 부대들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사고 발생 후 1시간 25분 뒤인 오후 11시 40분부터였다. 경찰과 소방 간 유기적인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이번 참사 이후 112와 119로 나뉜 긴급 신고번호를 일원화해 경찰과 소방을 아우르는 통합 재난관리체계를 만들어 재난 대응 ‘골든 타임’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0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112와 119로 나뉜 긴급 신고번호 통합을 검토한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긴급 신고번호 통합과 관련해 “이번 사고에서도 보다시피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을 하고, 혼선을 피하면서도 통합 운영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빠른 개선조치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방향에서 검토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2016년 10월부터 21개에 달했던 특수번호를 긴급은 112와 119, 비긴급은 110으로 통합한 바 있다. 이번에는 112와 119로 나뉜 긴급신고번호도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112와 119 중 대표번호 선정 △112와 119 모두 사용하되 같은 상황실 연결 △새로운 번호 신설 등이 선택지로 제시된다.
긴급 신고번호 통합은 경찰과 소방 등 재난대응기관 간 정보 전달과 지휘 체계 일원화를 전제한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했을 때 경찰과 소방 등이 같은 신호에 동시에 움직여 신속한 초동대응을 할 수 있고, 보고 등 기관별 불필요한 절차도 줄일 수 있다. 장비 등 자원이 효율적으로 공유되고, 무엇보다 신고자가 어느 기관에 신고해야 하는지 고민할 여지가 없어진다. 지금은 기관 간 협업이 필요한 경우 신고 내용을 다른 기관에 전달하는 데 그쳐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의 유기적 협업을 담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지금 현장에선 경찰과 소방 간 협력체계가 없는데 통합 재난관리체계가 만들어지면 신고 때부터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실 신고 접수자의 전문성 향상, 현장 지휘자에 대한 명확한 권한 부여 등은 꼭 필요한 후속조치다.
긴급 신고번호 통합은 세계적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단일 긴급 신고번호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는 노르웨이, 멕시코, 칠레, 이스라엘, 일본, 한국 등 일부다. 미국은 911, 영국은 999 등의 단일 긴급 신고번호를 쓰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단일 유럽긴급번호 112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다만 단일 긴급 신고번호를 도입하게 되면 경찰과 소방 간 정보보호 준수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가령 구급대를 요청할 경우 마약사범 등이 경찰에 걸려드는 등 소방의 경찰화 우려가 나온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월호 이후 “신고 번호 합치자” 했지만… 경찰 · 소방 모두 반대
- [단독] “李 ‘대장동’ 대면보고 수차례 받았다”...배임 수사 확대
- 배현진 “文정부, 조선일보 탈북민출신 기자 취재단서 배제...이게 언론통제”
- 서울·과천·분당·수정·하남·광명 뺀 규제지역 모두 해제
- ‘추행하면 1억’ 각서쓰고 3번이나 성폭행하려 한 동창생
- 홍준표 “文, 퇴임후 받는 돈 많은데 고작 개 3마리 키우는 비용 부담되나”
- “세금으로 이태원 참사 지원금 안돼”…국회 국민청원, 행안위로 회부
- 文, 풍산개 파양 논란에 “그만들 하라” 입장 밝혀
- ‘이준석 지역구’ 빼고 당협 66곳 추가공모…여당 조강특위 ‘폭탄 피하기’
- 尹 ‘이태원 국정조사’ 요구에 “국민은 수사에 의한 진상규명 바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