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왜곡거사’된 ‘흑석거사’

방승배 기자 2022. 11. 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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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주한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대사가 2005년부터 쭉 한국에서 일하며 지켜봐 왔는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돼도 대화 채널이 있어 교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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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배 정치부 차장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표와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스 주한 유럽연합(EU) 대사의 비공개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주한 EU 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대사가 2005년부터 쭉 한국에서 일하며 지켜봐 왔는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돼도 대화 채널이 있어 교류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주한 EU 대사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말로 해석됐다. 페르난데스 대사는 그러나 김 대변인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외교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 말이 언론에서 잘못 인용되고 왜곡돼 유감”이라며 “그런 의미나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이 전한 페르난데스 대사의 발언이 실제로 있었는지 EU 대사 측에 원문을 요청했다. EU 대사 측은 원문 대신 본보에 “대사님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보 증진에 있어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을 뿐”이라며 “외교사절로서 이전 정부와 현 정부의 활동에 대해 언급하거나 비교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김 대변인은 9일 입장문을 내고 “말씀하신 내용과 다르게 인용했다”며 “EU 대사님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외국 대사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김 대변인은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우겼을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며 ‘가짜뉴스’ 논란의 중심에 있다. 지난달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한 이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김앤장 변호사 30여 명과 함께 지난 7월 19일 서울 강남 청담동의 고급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다. 야권에서도 최재성 전 의원이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 안 가는 측면이 있다. 크로스 체킹할 사안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 때 25억 원짜리 흑석동 건물 매입 논란으로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난 뒤, 제21대 총선 민주당 공천에서도 배제됐었다. 이후 비례대표로 승계해 열린민주당에 입당한 그는 언론의 허위 보도 풍토를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의원이 되자 악의적 허위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추진했다. 지난 대선 기간에는 과거 김건희 여사가 주관한 전시회에 한 무속인이 축사를 했다고 주장하는 등 그가 생산해낸 ‘가짜뉴스’가 한두 건이 아니다.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

기자 출신에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169석 제1야당의 대변인을 맡고 있다. 나름 홍보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있을 것이다. 영어로 홍보·정치 전문가를 ‘스핀 닥터(spin doctor)’라고 한다. ‘스핀’은 원래 ‘돌리거나 비틀어 왜곡한다’는 부정적인 뜻이 담겨 있다. 김 대변인이 이제는 제발 ‘스핀’을 안 걸었으면 좋겠다. ‘흑석거사’란 세간의 별명이 있는 그에게 이제는 ‘왜곡거사’라는 별명이 추가돼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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