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300만원 받는 아내, 3년간 쇼핑·배달음식 탕진…내쫓았다"

"네 용돈 줄이고 생활비 더 달라" 요구에 폭발
변호사 "가사 소홀 입증 어려워"…위자료 애매

ⓒ News1 DB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결혼 직후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생활비를 받으면서도 3년간 배달 음식만 시키는 등 집안일을 하지 않는 아내와 이혼하고 싶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양담소)에 사연을 보낸 A씨는 "아내를 집에서 내쫓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연에 따르면 학원 강사였던 A씨의 아내는 결혼 직후 일을 그만뒀다. 이에 A씨는 월급 500만원 중 매달 300만원씩 아내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줬다.

그러나 아내는 결혼 생활 3년 동안 밥 한 끼 차려준 적이 없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저는 퇴근 후 아내가 배달시켜 먹은 음식들을 치우고, 설거지했다. 청소도 주말에 제가 했다"며 "아내는 제가 번 돈으로 배달음식 시켜먹고 인터넷 쇼핑하고 매주 손톱, 머리 손질을 받았다. 한 달에 며칠씩 처제까지 와서 아내와 함께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TV를 본다"고 말했다.

참고 버티던 A씨는 "네 용돈을 줄이고 생활비를 더 달라"는 아내 말에 분노가 폭발했다. 이에 그는 "그동안 내가 벌어온 돈으로 뭐 했냐. 그동안 얼마 모았냐. 전업주부면서 하는 게 뭐냐"고 따졌다.

듣고만 있던 아내는 집을 나갔다. 결국 A씨는 집 비밀번호를 바꾸고, 아내의 짐을 싸서 처가로 보냈다. 아내의 전화도 받지 않고 찾아와도 문도 열어주지 않았다고.

A씨는 "더 이상 내 집에 아내가 오는 걸 참을 수 없다. 이 집은 제가 총각 때부터 살던 제집이고, 아내는 시집올 때 화장대 하나 가지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에게 '이혼하겠다. 내 집에 발도 못 붙이게 하겠다'고 하니, 아내는 '그 집은 부부 공동생활'이라면서 저를 고소하겠다고 적반하장으로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내를 집에 못 들어오게 하는 게 문제가 되냐. 그동안 남편 취급 한 번 받지 못했는데, 이혼할 때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들은 강효원 변호사는 "집에서 아내분을 내쫓고 '못 들어오게 하겠다'라고 한 말은 협박죄 정도로 부인이 고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이혼 소송을 생각하신다면 사유를 주장해야 한다"며 "올려주신 사연은 민법 840조의 2호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나 3호의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때'로 주장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6호에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때'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혼 소송을 하게 되면 주장에 대한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강 변호사는 이 부분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결혼 3년 동안 밥을 한 번도 차린 적 없고, 청소도 안 하고, 집안일을 아무것도 안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이걸 어떻게 입증할지가 어려운 문제"라고 부연했다.

위자료에 대해서는 "남편분이 정말 많이 참은 것 같지만, 시원하게 답을 드리기 어렵다. 위자료를 인정받으려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명백한 어떤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법원에서는 그냥 부부간에 서로 애정과 신의를 가지고 협조를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둘 다 잘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며 "아내가 더 잘못했고 책임이 더 크니까 아내가 남편한테 위자료를 주라는 판결을 내리긴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에 양소영 변호사는 "처음으로 답변하는 변호사님에게 반대 의견을 내고 싶다"며 "배달 음식 시켜 먹고 쇼핑하고 자기 관리 등 남편이 준 생활비를 어떻게 썼는지 살펴보면 충분히 위자료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강 변호사는 "남편분 입장에서 그렇지만 소송을 하다 보면 아내 입장에서도 불만이 있기 마련이라 양측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끝으로 재산 분할에 대해 강 변호사는 "A씨가 총각 때부터 집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혼인해서 공동생활을 시작하게 된 이상, 그 집도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혼인 기간에 A씨가 외벌이를 했기 때문에 기여도는 아내보다 더 많이 인정된다. 또 A씨 말대로 아내가 불성실한 결혼 생활했다면 남편 쪽으로 참작되는 요소가 된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