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주요부위 '툭' 건든 교사…법원 "성희롱 아냐…징계 부당"

기사내용 요약
"비위 약하고 가벼운 과실인 경우 견책"…감봉 3개월 처분 취소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지방법원 전경. 2022. 1.24.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학교 점심시간에 정문 지도를 하던 중 남학생의 복장을 지적하며 주요 신체 부위를 손으로 건드린 교사가 감봉처분을 받았으나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인천지법 행정1-3부(부장판사 고승일)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가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감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고 “감봉 3개월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23일 점심시간에 정문 지도 중 추위를 느껴 친구의 체육복을 허리에 매고 있던 피해 학생 B군의 복장을 지적했다. 그는 “남자는 좀 시원해도 괜찮아”라는 말과 함께 B군의 주요 부위를 건드렸다.

당시 사과를 요구하는 B군에게 A씨는 “의도는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미안하다”라고 답했으나, B군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이면서 “나는 동성의 스킨십을 싫어한다. 제일 혐오하는 것이 동성애자다”라고 말하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소리쳤다

결국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는 A씨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 지난해 9월14일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하고 교원소청심사위는 A씨의 행위는 성희롱은 아니지만 단순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의도적으로 B군의 주요 부위를 친 사실이 없다”며 “다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이 부딪혔을 가능성이 있어,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과했을 뿐 실제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다른 학생 역시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감봉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B군과 함께 있었던 친구는 A씨가 고의로 주요 신체부위를 만진 것 같지 않다는 진술을 했다”며 “당시 불량한 복장의 B군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고의로 B군의 주요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성희롱을 행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아,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하고, 적용되는 기준은 ‘견책’”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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