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 망가졌어" 中 피싱조직 손잡고 '통장협박'…21억 챙겼다

박효주 기자 2022. 11. 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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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싱조직과 공모해 '통장협박'을 일삼아 20여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통장협박은 피싱 피해금을 일부러 송금해 계좌를 지급정지 상태로 만든 뒤 해제를 하려면 합의금을 달라는 식의 새로운 사기 수법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피해자 계좌에서 10만~20만원의 소액을 350여개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 계좌로 이체시키고 송금 적요란에 텔레그램 아이디를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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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피싱조직과 공모한 통장협박 조직이 이용한 '자녀 사칭 문자'. /사진=뉴시스(인천경찰청 제공)

해외 피싱조직과 공모해 '통장협박'을 일삼아 20여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통장협박은 피싱 피해금을 일부러 송금해 계좌를 지급정지 상태로 만든 뒤 해제를 하려면 합의금을 달라는 식의 새로운 사기 수법이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와 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통장협박 조직 국내 총책 A씨(53) 등 25명을 구속하고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경기 평택시 한 오피스텔에서 중국서 활동하는 자녀사칭 피싱조직과 공모해 총 320명에게서 2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먼저, 이들은 "아빠(엄마), 내 휴대전화 액정이 깨져서 보험 가입 중이야, 아빠 명의로 가입하려는데 신분증 사진이랑 계좌번호, 비밀번호 좀 알려줘"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해 접근했다.

이후 가입 인증을 위해 휴대전화 연결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원격제어 앱을 설치시키고, 원격으로 피해자의 계좌에 담긴 돈을 대포통장으로 이체해 범죄수익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피해자 계좌에서 10만~20만원의 소액을 350여개 불법 도박사이트 관리 계좌로 이체시키고 송금 적요란에 텔레그램 아이디를 기재했다. 이는 통장협박을 위한 밑 작업이었다.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이 금융기관에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면, 도박사이트 관리 통장이 정지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도박사이트 관리자가 지급정지를 해제해 달라고 연락해 오면 계좌 1개당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씩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해외 범죄단체 총책과 조직원 검거를 비롯해 대포폰·대포계좌 등 범행수단을 생성·유통하는 행위에 대해 총력 단속을 통해 피싱 범죄를 척결할 방침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자녀라면서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온 경우 직접 자녀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해 확인하고, 모르는 사람이 보내주는 URL이나 파일은 절대 눌러서는 안 된다"며 "계좌번호를 포함한 개인·금융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잘 관리한다면 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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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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