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 바이든-‘3기집권’ 시진핑...향후5년 美中경쟁 분수령
中, 기술관료’ 대거 인선 美와 ‘한판’
韓, 기술·산업 경쟁력 우위 확보를
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인 중간선거 치르면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중국은 지난달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고 채비를 마쳤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된 미중 대결이 빠르면 5년, 이르면 10년 내 승패가 결정될 ‘최후의 한판’을 위해 내부 정비를 마친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 하원을 탈환해 사실상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원의 경우 최대 격전지인 조지아주(州)가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있어 최종 평가를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민주당이 예상외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에 따른 미세한 영향을 있을 수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큰 틀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서 시 주석은 당대회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향후 5년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인선으로 그 의지를 천명했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부원장은 9일 서울대 국제학연구소가 주최한 글로벌 전략 세미나에서 “제20차 중국 당대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위기의식의 고조와 위기에 대응한 비상 내각의 구성”이라고 요약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국정 목표로 삼고 미국식 현대화와는 다른 ‘중국식 현대화’로 2050년까지 미국보다 강한 세계 1위 국가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완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인 시간표로 2035년을 중간 목표로 지정했다. 미국의 패권으로 국제 정세를 ‘세계·시대·역사의 급변시기’로 규정하며 40년간 유지됐던 ‘평화와 발전’이라는 정세 인식을 바꿨다.
당 인선 역시 이러한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이번 당대회 인선에서 가장 특기할 점은 ‘기술 관료’의 대거 등용이다. 조 부원장은 20기 중앙위원회 376명(위원 204명+후보위원 172명) 중 49.5%가 ‘기술관료’라고 분석했다. 이공계 학부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10년 이상 근무한 후 당정간부로 승진한 지도자를 뜻하는 ‘기술관료’의 비율이 절반으로 늘어난 것은 미국과의 기술 경쟁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국정 목표와 인선을 종합할 때 “미국과의 한판을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요약된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 당대회 나흘 전, 최상위 전략문서인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를 발표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외교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위협은 초당파적인 문제다. 제임스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국가전략에 대해 “러시아보다도 중국에 대한 위협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미국에 도전하는 유일한 국가로 ‘중국’을 지목하고 “국제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경제, 외교, 군사, 기술적 힘을 모두 가진 유일한 경쟁자”로 결론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간 대결에서 “향후 10년이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중간 목표인 35년과 유사한 시기다. 상하이 총영사를 지낸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장은 “NSS와 시 주석의 업무보고의 공통점은 앞으로 10년 굉장히 중요하다, 미중 관계가 중요하기에 승기를 찾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민주주의의 힘과 강한 복원력을 강조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 “더욱 강력한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될 것을 천명했다. 미국은 국내 경쟁력에 기반한 투자, 동맹, 우방국과의 연대, 중국과의 직접 경쟁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및 과학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이미 의지를 보였다. 미중 모두 산업, 기업, 기술, 인재 경쟁을 최대 승부처로 지목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전쟁의 중대 기로에서 현상을 분석하고 우리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외교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입을 모은다. 미국 상원에서 논의되는 ‘대만정책법’은 최근 고조된 대만해협 문제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우리의 기술·산업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미, 한중 관계에서 우리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조 부위원장은 “우리가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자존심과 국격을 갖추기 위한 진중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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