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대란’ 머지플러스 남매, 1심서 징역 8년·4년… 추징금도 60억

재판부 “머지플러스, 흑자 전환할 수 없는 회사였다”
사기·전자금융거래법 위반·횡령 모두 유죄

법원이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플러스 사태의 핵심 권보군·권남희 대표 남매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리며 징역형 선고했다. 자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회삿돈 횡령에 가담했던 권모 이사에 대해서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들에 대한 추징금은 60억원이 넘어간다.

대규모 환불사태를 일으킨 머니포인트의 운영사 머지플러스 권남희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12월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스1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성보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사기·횡령 등 혐의를 받는 머지플러스 권남희(38) 대표와 동생 권보군(35) 최고전략책임자(CSO)에 대해 각각 징역 8년·4년을 선고했다. 머지플러스 주식회사에 대해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회삿돈을 사적으로 써 횡령 혐의도 추가된 권 CSO에 대해서는 53억원의 추징금 납부도 명했다. 권 CSO와 공모해 횡령에 가담한 또 다른 남매인 자회사 대표이사 권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7억원의 추징금을 명했다. 이들에 대한 추징금은 약 60억 5000만원 수준이다.

권 대표와 권 CSO는 2020년 5월부터 작년 8월까지 회사 적자가 누적돼 사업중단 위기에 처했는데도 소비자 57만명에게 머지머니 2521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누적 적자를 감당할 능력이 없음에도 ‘돌려막기’식으로 머지머니 결제대금을 지급했다고 봤다.

또한 이들은 2020년 1월부터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선불전자 지급수단인 머지머니 발행·관리업을 시작하고 같은 해 6월부터는 20％ 할인 결제를 제공하는 ‘VIP 구독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한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도 받았다.

권 CSO는 권모씨와 함께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머지오피스 법인자금을 신용카드대금, 가족생활비, 주식투자, 생활비, 교회헌금, 차량리스비 등으로 사용해 67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받는다.

이들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머지포인트가 충분히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태였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권 CSO에게 징역 14년을, 권 대표에게 징역 6년을 각각 구형하고 권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 CSO와 권모씨에 대해서는 각각 53억원과 7억원 상당의 추징금도 요청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콘사(상품권 발행·유통사)를 이용한 것은 맞지만 가맹점과의 거래나 결제 편의를 위해 도움을 받았을 뿐이다. 거래의 본질은 머지머니로 다양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고 결국 머지머니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 맞다”고 판단했다. VIP구독 서비스도 전자결제지급대행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머지플러스가 사업적 가치가 있었다’는 권 대표 남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남매는 시장지배력을 확보 후 할인율을 낮추고 가맹점을 수수료를 받는 방법으로 20% 할인율을 장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원가를 절감할 방안은 스스로 적자를 감내하는 것뿐이었다며 ‘흑자 전환을 할 수 없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더불어 투자자도 구하지 못한 신생 기업이 투자금으로 슈퍼카를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을 비춰 보면 적자를 메울 진지한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사기와 횡령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한편 권 대표 남매는 횡령 혐의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죄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들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수사하다 횡령 정황을 발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사 절차상의 하자가 횡령에 대한 처벌의 필요성보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권 대표와 권 CSO가 사기 혐의에 가담한 시점은 다르기 때문에 배상금에 대해 차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 대표가 2020년 11월 1일쯤 범행의 공범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하고 그 이전 범행에 대해서는 권 CSO는 유죄, 권 대표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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