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정위 과징금 정당"…효성 '불복 소송' 최종 패소

/사진=뉴시스

조현준 효성 회장의 개인회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가 효성과 계열사에 부과한 과징금과 시정명령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0일 효성, 효성 계열사들,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 조 회장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과징금 등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정위는 2018년 조 회장과 효성 등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30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2014년 조 회장의 개인회사인 GE가 경영난과 자금난으로 부도 위기에 몰리자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을 동원해 자금조달을 지원했다고 본 것이다.

효성투자개발이 GE가 발행하는 2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페이퍼컴퍼니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해 사실상 무상 지급보증을 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 조 회장도 관여했다고 봤다.

TRS 거래란 주식 등 기초자산을 재무적투자자(FI)가 매수하면서 이자수익과 자본수익을 매도자에게 지급하는 대신 매도자인 기업은 FI에 일정 수준의 수익률(약정이자와 신용도 하락 등에 의한 손실 보장)을 보장해주는 신용파생 거래를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현금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거래 당사자가 모두 이익을 보는 첨단기법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TRS는 채무보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일부 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지원에 악용될 수 있으며 공정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효성 측은 2018년 6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은 공정위의 처분이 적법하다는 결론을 냈다.

재판부는 당시 "효성투자개발은 TRS 거래를 통해 GE로 하여금 CB 발행으로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자금을 조달하게 함으로써 GE에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 회장도 TRS 거래 등을 통한 이익제공 행위에 관여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된다"며 조 회장에게 내려진 시정명령도 적법하다고 봤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이익제공행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자금의 제공 또는 거래방법이 직접적인지 간접적인지 묻지 않는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재판부는 "행위주체가 행위객체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킬 목적으로 제3자를 매개해 자금거래행위가 이뤄지고 그로 인해 실질적으로 이익이 귀속된다면 자금의 제공 또는 거래방법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묻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GE와 효성투자개발 사이에 직접적인 자금거래 행위가 없더라도 제3자인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결론적으로 GE에 이익이 발생한 경우 '부당성'이 인정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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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잎 기자 soliping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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