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도의회 인사청문… 출범 5개월째 ‘김동연호’ 산하기관장 1명 임명

민선 8기 ‘김동연호’가 출범 5개월째를 맞았지만 절반에 가까운 경기도 산하기관장의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전임 지사의 대선 출마 등으로 촉발된 산하기관장 ‘공석 사태’는 도의회 인사청문회가 가동되지 않으면서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산하기관은 전체 27곳 가운데 12곳에 이른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기연구원, 경기관광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경기교통공사, 경기아트센터, 경기복지재단,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문화재단, 킨텍스이다.

이 가운데 기관장이 내정된 산하기관은 경기연구원, 경기관광공사, 경기도일자리재단, 경기복지재단, 경기교통공사,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의 7곳으로,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을 제외한 6곳은 인사청문 대상이다.

가까스로 지난달 말에야 인사청문 내정자 윤곽이 나왔지만 이마저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의석을 78석씩 양분한 국민의힘은 민선 7기 이재명 지사 때 맺은 인사청문회 협약의 개정과 대상 산하기관장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협약에 따르면 15곳 기관이 인사청문 대상인데 이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도의회 국민의힘이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지 않으면서 지난 7월1일 취임한 김동연 지사는 단 한 명의 산하기관장만 임명했을 뿐이다. 도의회 인사청문 대상이 아닌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에 지난 8일 이민주 전 도지사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을 임명한 것이 전부다. SBS 기자 출신인 이 신임 사무총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공보특보(3급 상당)를 지냈는데 인사혁신처의 퇴직공직자 재취업심사 등으로 내정 이후 시일이 두 달가량 소요됐다.

현재 경기도는 경기연구원 원장에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에 채이배 전 국회의원, 경기복지재단 대표에 원미정 전 도의원,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원장에 안혜영 전 도의회 부의장,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에 조신 전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상근위원,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조원용 전 효성그룹 전무, 경기교통공사 사장에 민경선 전 도의원 등을 내정했거나 내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여야는 추경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고 이날부터 심사에 들어가지만 청문회는 여전히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선 내정된 후보자들의 적격 여부 논란까지 겹치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