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 진압 반대하다 투옥됐던 자오쯔양 비서 바오퉁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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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중국 공산당(중공)의 천안문 시위 무력 진압을 반대하다 수감, 연금 생활을 했던 바오퉁(鮑彤·90) 전 중공 중앙정치체제개혁연구실 주임이 9일 오전 베이징에서 사망했다고 그의 자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아들인 바오푸에 따르면 그는 혈액 질환을 앓아 지난 3월부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숨졌다.
바오퉁은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공 총서기의 ‘정치 비서’로 알려진 인물이다. 자오쯔양이 국무원 총리를 맡은 1980년 총리 비서, 국가경제체제개혁위원회 부주임을 맡았고, 1987년에는 중앙정치체제개혁연구실 주임을 지내며 중국 정치, 경제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1989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모인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에 반대하다 그해 5월 당국에 체포됐다. 덩샤오핑, 리펑 등 당시 중공 지도부는 시위대에 동정적인 자오쯔양 총서기를 실각시키고 1989년 6월 4일 군을 동원,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도 천안문 시위를 ‘반당(反黨)·반혁명 동란(動亂)’으로 규정하고 있다.
바오퉁은 1992년 당직을 박탈당하고, 같은 해 국가비밀 누설, 반혁명 선전·선동 등의 혐의로 7년 형을 선고 받았다. 1996년 석방됐지만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글과 인터뷰 등을 통해 천안문 시위를 금기시하는 중국 당국을 비판하고, 중국 정치 개혁 문제를 지적했다. 자오쯔양 총서기의 회고록이 해외에 출판되도록 주선하고 직접 머리말도 썼다. 그는 “당은 인민들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게 자오쯔양의 생각이었던 반면, 당은 인민들의 뜻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 덩샤오핑의 생각이었다”고 적었다. 그는 천안문 사태에 대한 덩샤오핑의 책임을 강조하고, 2013년 홍콩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어떤 사람들은 중국 모델이 세계 제일이며 우리의 진리가 세계의 진리라고 말하지만 마오쩌둥, 덩샤오핑과의 단절이 없이 중국이 진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바오퉁은 자신의 일생에 대해 “이룬 것 하나 없다”고 했지만 조국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2018년 인터뷰에서 “개혁은 마오쩌둥의 제도를 고쳐 없애는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이 어떻게 될지 점칠 수는 없지만, (중국) 국가의 첫 소절이 바뀌지 않는다면, ‘노예가 되고 싶은 않은 사람’(중국 국가의 첫 소절 내용)은 중국에서 결코 사라지지도, 줄어들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오퉁은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5일 자신의 90세 생일에 자녀들에게 “사람은 하늘과 땅 사이의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쟁취해야 할 미래, 쟁취해야 할 현재이며,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그의 아들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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