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시장도 유동성 경색 공포감↑…`제2의 테라·루나` 사태 되나

신하연 2022. 11. 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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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9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경쟁업체 FTX 인수 계획을 번복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이틀째 폭락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며 변동성 확대 중"이라면서 "바이낸스의 FTX 인수가 무산되면서 실망 매물 및 FTX 파산 시 루나 사태보다 더 큰 파급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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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9일(현지시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경쟁업체 FTX 인수 계획을 번복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이틀째 폭락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FTX 사태가 더 악화하면 '제2의 테라·루나 사태'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은 미국 서부시간 기준 오후 5시 15분 현재 24시간 전과 비교해 11.37% 하락한 1만6323달러(2225만원)로 거래되고 있다. 간밤 1만6000달러선마저 무너지면서 2020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소폭 회복한 상태다.

시총 2위 이더리움도 15% 가까이 급락해 1200달러가 무너진 1151달러(157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 FTX가 발행하는 코인 FTT는 전날 80%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50% 넘게 추락했다. FTX가 거래를 지원해온 솔라나도 24시간 전보다 53% 폭락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처음에는 FTX 고객에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했지만, 이제 (유동성) 문제는 우리가 통제하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 범위를 벗어났다"며 인수 계약 진행 중단을 발표했다.

FTX와 투자의향서(LOI)에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바이낸스 측은 FTX에 대한 기업 실사 결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내용 등을 참고해 인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철회하면서 시장에서는 유동성 경색 공포감이 재차 확산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전날 코인 시장 패닉 확산을 막기 위해 FTX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TX는 고객들이 자금 인출을 요구하는 '뱅크런'에 직면하면서 최대 80억달러(약 11조원) 유동성 부족에 처했고 긴급 자금을 수혈해줄 곳을 찾고 있다.

샘 뱅크맨-프리드가 설립한 FTX에서는 최근 72시간 동안 무려 60억달러(약 8조2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비트코인 인출 규모는 나흘간 4억3000만달러(약 5800억원)어치에 달했다.

시장 혼란으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도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테더(USDT), USD 코인(USDC), 다이(DAI), 바이낸스 USD(BUSD)는 모두 약 0.998달러로 하락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며 변동성 확대 중"이라면서 "바이낸스의 FTX 인수가 무산되면서 실망 매물 및 FTX 파산 시 루나 사태보다 더 큰 파급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선 FTX 사태가 더 악화하면 지난 5월 코인 시장 붕괴를 초래한 테라·루나 사태의 재현이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당시 권도형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USD와 루나는 거래 알고리즘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이 동반 폭락해 휴짓조각이 됐다. 이 사태는 이후 싱가포르의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즈캐피털과 미국의 코인 대부업체 보이저 디지털과 셀시어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졌다.

가상화폐 전문 뉴스레터를 발간하는 노엘 애치슨은 "비트코인이 다른 코인보다 더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가상화폐 산업 전반의 신뢰에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무디스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및 디지털자산 매니저 페이비언 애스틱은 "가상화폐 시장 플레이어들이 뉴스와 루머에 더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금융시장보다 훨씬 더 빨리 유동성 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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