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뱀은 어떻게 한강공원까지 왔나… 사람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쥐떼에 뱀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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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산책을 하기 위해 저녁 무렵 한강공원을 찾았다가 한 무리의 쥐가 공원 근처 인파를 지나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선선해진 날씨와 가을 동안 몰린 축제 여파로 한강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며 쓰레기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탓에 한강공원에서 쥐가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버리는 음식물쓰레기가 늘면서 쥐떼가 늘었고, 설치류를 먹이로 삼는 뱀도 덩달아 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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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늘자 천적인 뱀도 먹이 찾아 산책로 출몰
전문가 “뱀 인위적인 개체 수 조절 적합하지 않아”
5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산책을 하기 위해 저녁 무렵 한강공원을 찾았다가 한 무리의 쥐가 공원 근처 인파를 지나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근처에서는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는 등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날이 어두워 쥐 떼를 보지 못한 눈치였다.
김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쥐라니 생각하지도 못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다 보니 쥐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30)씨 역시 날씨가 풀렸던 지난 10월 중순쯤 한강공원을 찾았다가 쥐를 밟을 뻔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한강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가 귀가하려고 치우는데 발 옆으로 무언가가 지나가서 봤더니 쥐였다”고 말했다.
선선해진 날씨와 가을 동안 몰린 축제 여파로 한강을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며 쓰레기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탓에 한강공원에서 쥐가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강공원 뱀 출현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서울시는 쥐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힘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부터 한강공원을 산책하던 반려견이 뱀에 물리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담당 부서는 뱀 퇴치 작업으로 업무가 마비된 상태”라며 “인력을 동원해서 한강공원 안전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쥐 퇴치도 쉽지 않다. 쥐를 잡기 위해 쥐약과 쥐덫을 설치하면 한강을 산책하는 반려견이 피해를 볼 수 있고, 약을 치면 수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쥐 관련된 민원은 꾸준히 들어왔다. 한강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쥐에 대한 방역 대책은 현재로서는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한강공원에 출몰한 뱀과 쥐떼는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강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버리는 음식물쓰레기가 늘면서 쥐떼가 늘었고, 설치류를 먹이로 삼는 뱀도 덩달아 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9월 한강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611t(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상돈 이화여자 환경공학과 교수는 “뱀은 저지대 제방의 풀숲에 살았지만, 올해 폭우로 물이 차면서 산책로 부근까지 올라왔다. 또한, 북한강 상류에서 서식하던 뱀들도 이번 폭우로 한강 부근까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뱀이 산책로까지 출몰하는 데는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설치류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 뱀의 1차 먹잇감은 설치류로, 자연계에서 뱀과 쥐가 먹이사슬로 잘 엮여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음식을 파는 불법 노점상들은 10시 이후에도 영업한다. 최대한 치워도 밤새 남아있는 음식물 냄새가 야생동물들을 불러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뱀 퇴치에 힘을 쏟기보다는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 현상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뱀의 먹잇감이 다양하지는 않다. 계절적 요인으로 가을 무렵 월동 시기 전에 뱀이 먹이인 쥐를 찾기 위해 출몰하지만, 겨울이 되면 사람을 해칠 일은 없다. 또한 봄이 되면 주변에 서식하는 새들을 잡아먹는 등 자연스러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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