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동행하는 제약업계

노현주 2022. 11. 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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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밀폐된 실내 활동보다 야외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제약업계가 스포츠를 활용한 다양한 홍보 활동에 나섰다. 골프 붐에 힘입어 건전한 동행을 함께하는 제약업계 이야기를 들어봤다.

매일경제 골프포위민 사진 제공
제약업계와 골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서로 묶여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스포츠인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포착한 제약업계가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대중화되고 있는 골프를 통해 브랜드의 친숙도를 높이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제약사는 현행법상 전문의약품의 매체 광고가 극히 제한된 상황을 맞이했다. 그래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노리려고 했고 특히 골프 붐의 흐름을 타고 골프 관련 스폰서십에 뛰어든 기업이 많다”고 운을 뗐다.

특히 골프 붐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퍼진 것이 제약사의 골프 마케팅에 힘을 싣는 데 주효했다. 이 세대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별개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데 진심을 다하는 청년들이 포진돼 있다. 최근 SNS를 통해 몸을 자랑하는 ‘보디 프로필’(몸을 뜻하는 Body와 자신을 소개하는 사진인 Profile의 합성어)이 유행한 것도 그 일환. 그 세대가 골프와 사랑에 빠지면서 골프는 고루하고 돈 많은 상류층의 스포츠라는 이미지 를 탈피하고 야외에서 즐기는 건전한 문화라는 인식을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젊은층 사이에서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스크린골프 열풍도 불었는데, 동아제약(동아 오츠카)과 광동제약은 카카오프렌즈 스크린과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하며 대세의 흐름에 뛰어들었다. 광동제약은 액티비티 음료 ‘온더그린’의 론칭을 기념해 달나라 컨셉의 가상 골프장 ‘광동온더CC’ 를 오픈했고, 지난 9월에는 ‘광동온더CC 명랑운 동회’를 개최해 풍성한 경품을 증정했다. 동아제약은 ‘포카리스웨트 이온워터 여성 챔피언십’을 개 최해 제품 속성을 알리고 스크린골프 대회 참가의 즐거움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카카오VX 관계자는 “광동온더CC는 행성, 은하계, 인공위성 등 우주를 구성하는 다채 로운 요소 및 온더그린 제품이 티박스와 홀 깃발 등에 표식으로 등장한다. 이색적인 가상 공간은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고 대회 개념의 명랑 운동회까지 개최하게 됐다. 한계를 정하지 않고 제약업계와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할 계획”이라 고 했다.

선수 후원, 정규 대회 타이틀 스폰서도 늘었다.

골프를 향한 제약사의 사업 영역은 더 넓어지는 추세다. 골프단을 창단하거나 유명 골프선수를 후원하는 제약사가 늘었고, 젊은층이 선호할 만한 소소한 컬래버레이션 굿즈 제작부터 대회 개최까지 그 규모는 다양했다. 골프단을 창단하거나 선수를 후원하는 것은 비교적 적은 돈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첫 번째 전략은 스타 플레이어보다는 유망주를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컨셉으로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유망주인 김민주, 이연서에 대한 동행에 나선 유한양행이 대 표적인 예다.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는 “제약업계 1위 기업으로서 최근 골프 인기와 대 중화 추세에 맞춰 여자 프로골퍼를 후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톡스 등 전문의약품 위주의 라인업을 갖춘 휴온스는 정슬기, 김소이를 서포트하고 있다. 유명 선수들과 계약 후 골프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전략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 다. 2015년부터 KPGA 박상현을 후원하는 동아제약은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 해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3인 3색 골프 토크쇼’를 기획했다. 그리고 소속 선수인 박상현, 이동민, 함정우의 원포인트 레슨과 경기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안 질환 전문회사 삼일제약은 박결, 박소혜, 안소현 등 KLPGA의 대표 미녀 골퍼를 후원하며 골프팬뿐만 아니라 골프를 모르는 스포츠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소속 프로가 자리를 빛낸 시각장애인 골프대회를 개최하며 이슈화에 성공한 바 있다.

투입되는 비용이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정규 대회 타이틀 스폰서까지 생겼다는 점은 고 무적이다. 올해는 LPGA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와 KPGA 챔피언스리그 케이엠제약 시니어 오픈 등이 눈길을 끌었다. 골프 붐에 힘입어 KPGA도 KLPGA도 역대급 시즌을 만들기 위해 판을 한껏 키운 만큼 제약업계의 골프 마케팅은 올해 절정을 맞았다고 평가된다. 갤러리의 입장이 허용돼 투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올해의 성적표 를 토대로 제약업계가 스폰서십 영역을 더 넓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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