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후보들’ 중간선거 부진에 트럼프 관련株 ‘폭락’
8일(현지 시각) 치뤄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를 선언한 공화당 후보들이 맥을 못 추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주가 폭락했다고 CNBC와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BD)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9일 뉴욕증시에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인 ‘디지털월드애퀴지션’(DWAC) 주가는 전날보다 19.7% 폭락했다. DWA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인수해 상장시키기로 한 스팩이다.
스팩(SPAC)은 실제 사업은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다. 투자자들은 일단 돈을 모아 스팩을 만들어 상장시킨 후, 실제 기업과 합병하는 방법으로 기존 회사를 우회상장한다. 복잡한 절차 없이 손쉽게 비상장 우량기업을 상장기업으로 만들 수 있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기간 중에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DWAC 주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한 지난 7일 하루에만 30% 가까이 폭등했으나, 막상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힘을 못 쓴 것으로 나타나면서 급락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규모 유세를 열어 자신이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들의 이름을 밝히고, 거액의 후원금 모금을 돕는 등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다른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전 최소 8시간은 트루스 소셜에만 독점적으로 게시하기로 계약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올라갈수록 트루스 소셜에도 트래픽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간선거 결과와 별도로 DWAC와 트럼프 미디어의 합병은 여러 난관에 부딪힌 상태라고 CNBC는 지적했다. 이 회사는 트럼프 미디어와의 합병 시한을 내년 9월까지로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주주들의 충분한 동의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에 따르면, 합병 연기로 인해 DWAC에 대한 투자금 10억 달러 중 최소 1억3800만달러가 빠져나간 상태다. 또 DWAC와 트럼프 미디어의 합병 합의 과정에서 증권법을 위반한 혐의가 포착돼 검찰과 금융감독 당국이 조사 중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했던 공화당 후보자들 상당수가 고전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내 경쟁자들은 하나같이 손쉽게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와 함께 최대 격전지로 꼽힌 펜실베이니아주에선 트럼프의 지지를 받은 메메트 오즈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존 페터만 민주당 후보에게 맥없이 패했다. 조지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 지지해온 허셸 워커 후보가 민주당 현직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에 박빙으로 뒤지고 있다.
98%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워녹 의원이 49.4%, 워커 후보가 48.5%를 득표해 사실상 결선투표가 확정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블레이크 매스터스, 애리조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캐리 레이크 등 다른 공화당 후보들도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2024년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론 디샌티스는 압승을 거두면서 플로리다주 주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뉴햄프셔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을 ‘미친 소리’라고 일축한 크리스 스누누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한 반면, 대선 사기 주장을 지지한 돈 볼덕 후보가 상원의원 선거에서 대패했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검표 요구를 거부했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역시 여유롭게 재선을 확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공화당 내 일각에서 ‘트럼프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한편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선전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9일 자신의 재선 도전 여부를 내년 초에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이날 백악관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치른 중간선거 결과로 재선 도전 가능성이 커졌느냐는 질문에 “우리(질 바이든 여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는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없이 다시 출마하는 것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 발표를 언제 하든 자신은 재선 도전 결정을 서두를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아마 내년 초 그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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