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FA 쇼핑 화두는 ‘속전속결’···플랜A든 플랜B든 결과는 나온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수요와 공급의 게임이다. 시장 참여 의지에도 빈손으로 등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적어도 올겨울의 한화는 ‘FA 쇼핑’의 결과를 쥐고 시장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겨울도 FA 시장은 전력 보강에 나선 여러 팀 가운데서 최하위팀 한화를 주목하고 있다. 이에 손혁 한화 단장은 지난 9일 전화통화에서 FA 시장 참여에 따른 세부적인 전략을 감추면서도, 구단 의지와 향후의 대략적인 결과를 읽을 수 있는 전반적인 방향성을 내비쳤다.
최우선 과제는 ‘속도’다. 한화는 FA 영입 대상 선수 중 1순위를 놓고 속전속결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플랜A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갖고 있는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FA 시장은 수요자 1인과 공급자 1인의 거래가 아니다. 혹여 더 강력한 수요자의 등장으로 플랜A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이에 플랜B와 플랜C 등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구단에서 판단하고 있는 현재 팀 전력이다.
대개 FA 시장에 다가서는 구단들은 특정 포지션에 초점을 맞추고 쇼핑 전략을 세운다. 한화 역시 취약 포지션별 보강을 위한 우선순위는 설정해놓았다. 그러나 부문별 보강 대상을 최대폭으로 넓혀놓은 것이 눈에 띈다.
손 단장은 “우리는 야수도 필요하고, 투수도 필요하고, 베테랑 선수(리더)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많은 부분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실제 한화는 이번 시즌 팀타율 최하위(0.245), 팀평균자책 최하위(4.83)에 투타 모두에서 바닥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클럽하우스 리더에 대한 아쉬움까지 드러나기도 했다. FA 시장에서 평가받는 선수라면 누구라도 팀 전력에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FA 시장이 열리고 하나씩 ‘계약’이 성사되면서 각 구단이 2차 움직임을 보일 때도 한화는 순발력 있게 반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는 내년 시즌에는 순위싸움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스토브리그의 움직임은 선수단 전체에 전하는 울림이 되기도 한다. 한화는 지난 2년간 리빌딩을 화두로 젊은 선수들에게 최대치로 기회를 준 만큼 이제는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는 전력 구성을 목표로 잡고 그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한화는 이미 물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시장 참여 준비가 된 듯한 느낌이다. 외부 영입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에 FA 시장 초반 흐름에서 따라서는, 갖고 있는 역량 안에서 ‘1+1’로 타깃을 넓히는 시나리오를 실현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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