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 개조해 식량 증산"…북한, 간석지 개간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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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식량 증산을 위해 간석지 개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주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북한에는 간석지에 용수를 공급할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개간된 땅이 경작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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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10년간 200㎢ 개간"…식량난 해소 도움은 '글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최근 식량 증산을 위해 간석지 개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일성 주석이 6·25전쟁 복구 과정에서 내린 지시를 손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 대에 들어서도 이어갈 만큼 '먹는 문제'가 여전히 북한 사회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평안북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가 월도간석지 공사의 마감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2019년 시작된 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계속됐으며, 북한은 월도에서 총 1천800정보(1정보=3천평)의 농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달 31일 기사에서 "대자연 개조 사업들이 줄기차게 벌어져 우리 조국의 지도는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며 관련 성과를 과시했다.
신문은 "나라의 농업 생산을 끊임없이 장성시키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의 하나는 간석지 개간 사업을 더욱 힘있게 벌려 경지 면적을 결정적으로 늘이는 것"이라며 "알곡을 증산하자면 경지 면적부터 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자 신문은 "간석지 농사 대책안을 토의하던 책임일군(간부)들이 '염기(소금기) 견딜성'이 강한 우량품종을 연구 도입하기로 하였다"며 올해부터 평안북도의 간석지 논들에 개발된 우량품종들이 대대적으로 적용됐다고 소개했다.
북한이 간석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산악 지형이 많은 국토 특성상 농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일성 주석은 1958년 압록강 하구 비단섬을 개간한 것을 시작으로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원만히 풀기 위해서는 30만정보(약 900만평·29.7㎢)의 간석지를 개간하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후 압록강 인근의 비단섬·서호·대계도·수운도를 비롯해 가도지구의 가도·신미도 남부, 청천강 인근의 신미도·장도·정주 등이 개발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간석지 개발을 역점 과제로 꼽았으며, 지난해 8차 당대회에서도 '대자연 개조 사업'을 중점으로 내세웠다.
그 결과 미국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 집권 10년간 북한이 개간한 면적은 약 200㎢(약 6천50만평)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의 3분의 1 정도 넓이다.
주요 간척사업이 진행된 지역은 총 12곳으로, 대계도와 홍건도 사업이 가장 규모가 크다. 대계도는 2010년 88㎢를 매립했다. 이외에 다사도, 곽산, 안석, 금성, 운촌, 서해리-능금도, 용매도, 월도, 싸리섬, 강령 등이 있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북한의 벼 재배면적은 2021년 통계청 기준 54만4천6ha(헥타르·1㏊=1만㎡)로 남한 벼 재배면적의 74.3% 수준에 그친다. 비료와 농사기술이 부족해 실제 생산 능력은 더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석지 개발이 식량난 해소에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평가도 있다.
38노스는 간척사업이 기간이 길고 위험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북한에서는 1997년 15년간 간척한 대계도의 제방이 해일로 유실된 적이 있다. 소금물이 밀려들어 경작지를 못 쓰게 되기도 한다.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주임연구원은 지난해 9월 '2021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서 북한에는 간석지에 용수를 공급할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개간된 땅이 경작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황해남도 등은 높은 기온 때문에 연평균 증발량이 많아 흙으로 메운 갯벌의 염분이 다시 올라오는 '재염화 현상'이 발생해 경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분석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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