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고 안우진, ‘최동원상’ 후보 제외 왜? “고인, 학폭 피해자였어”
한국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른 안우진(24, 키움)이 학창시절 폭행 전력으로, KBO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을 수상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 최고 프로야구 투수를 뽑는 ‘제9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후보에서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선수가 제외됐다.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조우현)는 11월 10일 “제9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심사에서 키움 안우진 선수를 후보에서 제외했다”며 “안우진 선수를 후보에서 제외한 상황에서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후보 선정 기준은 총 7개 항목이다. 1. 선발 등판 25경기 이상 2. 180이닝 이상 3. 12승 이상 4. 150탈삼진 이상 5.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 15경기 이상 6. 평균자책 3.00 이하 7. 35세이브 이상이다.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김광현(SSG 랜더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케이시 캘리, 애덤 플럿코, 고우석(이상 LG 트윈스) 등이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후보 기준을 대부분 통과한 선수들”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안우진은 올 시즌 30경기서 15승 8패 평균자책 2.11의 성적에 196이닝 224탈삼진과 19회의 QS를 기록해 선발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기념사업회가 후보로 소개한 김광현, 켈리, 플럿코 역시 올 시즌 최고의 투수들이었던 만 대부분의 선발투수 기준을 통과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173.1이닝, 켈리가 166.1이닝, 플럿코가 플럿코가 162이닝과 149탈삼진으로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미달했다.
안우진이 까다로운 최동원상 선정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한 유일한 투수였음에도 제외된 셈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안우진 선수야말로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강력한 수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며 “하지만,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받은 전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학폭 가해자’로 중징계 받았던 안우진을 ‘최동원상’ 후보에 포함할 것인가를 두고 기념사업회 이사진은 장고에 들어갔다. 결국 이사진은 오랜 논의 끝에 안우진을 수상자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많은 야구팬이 기억하다시피 고 최동원은 연세대 시절 선배의 폭행으로 야구계를 떠날 뻔했던 대표적인 ‘학폭 피해자’다. 그 후 고 최동원은 스포츠계 폭력을 없애려고 누구보다 분주히 뛰었다”며 다음과 같이 안우진을 후보자에서 제외한 배경을 추가 설명했다.
“안우진 선수는 올 시즌 매우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념사업회 이사진은 안우진 선수를 ‘스포츠계에서 폭력을 추방하고, 선수 간 차별을 철폐하려 노력한’ 최동원 정신에는 부합하지 않는 후보자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덧붙여 기념사업회 강진수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 선정 시 객관적 후보 기준뿐만 아니라 페어플레이, 희생정신, 헌신과 동료애 등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최동원 정신’을 수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아왔다”며 “이러한 선정 기준은 이번 9회 수상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제 9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후보로 내국인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5년 만의 내국인 선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나 5년 만의 ‘두산 이외 팀 투수’ 수상이 예상된다.
그도 그럴 게 지난해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제 8회 부산은행 최동원상’ 수상자가 되면서 5회 수상부터 8회까지 4년 연속 두산 외국인 투수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제 9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 시상식은 11월 17일 목요일 오후 3시 부산MBC 드림홀에서 열린다. 부산 MBC는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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