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생활비 연2592만원 어떡하나”…‘금퇴족 꿈’ 직장人 현실은[언제까지 직장인]

류영상 2022. 11. 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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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적연금 월평균 수령액 2인 기준 138만원

◆ 언제까지 직장인 ◆

서울 종로 무교동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회사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 = 김호영 기자]
‘100세 시대, 그리고 은퇴.’ 상당수 직장인들은 이 말을 들으면 기대보다는 덜컥 걱정부터 앞섭니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이 매년 늘어나면서 머지않아 100세 시대가 도래할 전망입니다. 장수 리스크로 인해 오랫동안,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2로 보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현황’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년입니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의미합니다.

기대수명은 10년간 오르며 2020년 기대수명은 10년 전보다 3.3년 많아졌습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80.5년) 보다 3년정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프랑스(82.3년), 독일(81.1년), 미국(77.0년), 멕시코(75.2년) 보다 각각 1.2년, 2.4년, 6.5년, 8.3년 길었습니다. 기대수명이 가장 길게 나타난 일본(84.7년)과는 이제 1.2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수명 증가는 서민들에겐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게 현실 입니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하는 55~79세 고령인구는 370만3000명으로, 5년 전 대비 46.7% 증가했습니다. 고령인구 중 일하는 사람 비중은 절반(49.7%)에 달해 5년 전보다 5.9%포인트 늘어났습니다. 결국 연금만으로는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다는 의미로,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초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모두 포함한 공·사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2인 기준 138만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말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조사한 ‘은퇴 후 최소 생활비’ 월 216만원(연 2592만원)의 약 64% 수준에 그치는 수준입니다.

직장을 그만둔 직장인들이 생계를 위해 선택한 것은 창업이었습니다. 2017~2021년 15세 이상 전체 자영업자 수는 3.2% 줄어든 반면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1.4%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10명 중 9명(87.2%)은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7.5%로, 3년 뒤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지만,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OECD 조사대상 37개국 중 가장 높았습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노후소득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세제 혜택 강화 등으로 사적연금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은퇴후 소득공백 덜한 금퇴족 비결은…

직장인들의 경우 대개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소득공백이 생기지만 ‘크레바스 공포’가 상대적으로 덜한 ‘금퇴족(金退族)’에겐 나름의 비결이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50세 전후에 주된 직장인 1막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퇴직자 절반 이상(55.1%)은 경제적인 이유로 재취업(37.2%)을 하거나 창업(18.9%) 전선에 뛰어들곤 합니다. 반면 금퇴족의 월 평균 생활비는 308만원으로, 전체 퇴직자보다 56만원을 더 지출하면서도 현재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이들의 평균 금융자산은 40∼44세가 2억원, 45∼49세가 3억2000만원, 50∼55세가 3억90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사진 = 매경 DB]
직장인 A씨는 “그동안 직장인들은 꼬마빌딩을 사려고 노력하고, 실제 소유하면 ‘갑(甲)물주’로 통할 정도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면서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100세 넘어도, 마음편히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금퇴족이 되기 위한 ‘골든타임’은 40대 전후였습니다. 금퇴족과 전체 조사대상의 금융자산 차이는 30대 초반엔 1000만원 정도였지만 40대 초반(40∼44세)에는 1억2000만원으로 격차를 보였습니다. 50대에는 2억원 이상으로 격차가 커졌습니다. 금퇴족은 전체 응답자 중 8.2%에 그쳤는데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우선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에 일찍 가입해 노후준비를 했다는 것입니다.

금퇴족의 28%는 30대 초반에 개인연금에 가입돼 있고, 이들은 주식이나 펀드 등의 금융자산으로 노후자금을 운용하기도 합니다. 40~44세의 경우 일반 펀드와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을 통해 금융자산 중 15%를 주식에 배분했습니다. 45~49세는 전체 금융자산의 59%를, 50~55세는 58%를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또 금퇴족은 재테크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었습니다. 은행 등에서 실시하는 자산관리 설명회에 참석하거나 재테크 관련 도서를 챙겨 읽는 방식이었습니다.

또 ‘내 집 마련’으로 주거 안정성을 보장받는 한편 주택연금으로 노후 재원을 확보했습니다. 금퇴족의 10명중 9명정도는 주택을 보유한 상태고, 절반정도가 35세가 되기 전에 첫 주택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퇴족의 10명 중 7명정도는 부동산에서 현금흐름을 만들기 위해 주택 외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주로 주택(47.6%), 토지(25.6%), 상가(13.4%), 오피스텔(12.2%) 등의 비중이었습니다. 즉 금퇴족은 노동활동이 아니더라도 금융자산과 임대소득 등으로 생활비 원천을 확보해 놓은 것입니다.

행복연구센터 관계자는 “금퇴족이 되기 위해선 40대 초반까지 금퇴족이 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연금자산을 미리 준비하고 금융투자를 실천하는 것이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조기 연금 가입을 위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을 추천합니다. 소득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 가능한 IRP는 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까지 공제율 16.5%(지방소득세 포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 수령 시 세금도 3.3~5.5%로 저율 과세됩니다. 운용수익에 대해 세금 징수 없이 재투자할 수 있고, 자유로운 납입을 할 수 있습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고객에게 ‘안성맞춤’ 입니다. 사업이 잘못되더라도 IRP 가입금액은 압류가 불가하므로 은퇴자금이 보장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개인연금, 일찍 가입 할수록 더 유리”

연금저축과 연금보험은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체계로 통용되는 3층 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체계 중 개인연금에 해당합니다.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낸 보험료의 12%(400만원 한도)를 연말에 세액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생명보험사에서만 판매하는 연금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는 등 관련 세법 요건을 충족하면 연금수령 시 관련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고 싶다면 연금저축을, 세금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연금보험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사진 이미지 = 하나금융]
연금상품을 경제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한살이라도 젊을 때 적은 금액이라도 가입해 놓은 뒤 소득이 늘면 보험료를 추가납입하는 방법을 활용해 볼 만 합니다.

판매 수수료 등 사업비가 크게 줄어들고 4~5년 마다 개정하는 ‘표준생명표(경험생명표)’상 얻는 경제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생존수명이 높아지면 연금보험료와 실손보험료는 올라가고, 종신 등 사망보험료는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경험생명표란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보험가입자의 평균 수명을 조사한 것으로, 보험개발원이 각 보험사 통계를 기반으로 산출하고 금융당국이 심사합니다. 지난 1989년 처음 도입된 뒤 9번에 걸쳐 개정됐는데 평균수명은 매년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9년 9번째 개정으로 경험생명표상 남녀 수명은 각각 2.1세, 1.8세 늘어나 83.5세, 88.5세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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