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고졸 취업-中] 선입견 버리고 선택한 고졸 취업, 승진도 재테크도 한발 먼저

2022. 11.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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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자 남들보다 6년의 시간이 더 생겼다.

심지어 고졸의 경우 대졸에 비해 한 단계 낮은 직급으로 출발하지만, 6년 빠른 입사 덕에 같은 나이에서는 고졸자가 대졸 신입사원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

그는 "주변에서 보면 10명 중 8명은 (고졸취업에) 만족하지만 2명 정도는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곤 한다"며 "젊은 청년이 뒤늦게라도 보다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 돌아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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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졸업과 동시 입사, 남들보다 빠른 6년
스스로 고졸에 대한 편견을 깨야 강조
병역제도·줄어드는 취업문 등은 아쉬움
고졸 취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19살 어린 나이에 사회에 뛰어든 김성호(가명·25) 씨는 남들보다 빠른 승진, 재테크 등을 경험하며 자신의 결정에 만족했다. 사진은 특성화고 학생의 뒷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고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자 남들보다 6년의 시간이 더 생겼다. 대학이라는 흔한 길을 선택한 친구들보다 취직도, 승진도, 재테크도 한 발 앞서 나간다.

2017년 서울의 한 마에스터고 졸업과 동시에 지역 공공기관에 입사한 김성호(가명·25) 주임의 인생 그래프는 남들보다 6년 빠르다. 동년배 친구가 대학에 진학해 군대를 다녀오고 일자리 찾기에 여념 없을 때, 그는 이미 6년차 직장인으로 업무를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위치에 올랐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수천만원의 통장은 덤이다.

김 주임은 “당시 나이가 워낙 어리다보니 아버지, 삼촌뻘 선배들과 함께 일하게 됐다”며 “학교와는 다른 분위기에 당황도 했지만 선배·동기들의 배려에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행하는 업무도 마찬가지다. 그는 “처음에는 대졸자들과 일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일하면서 보니 차이는 전혀 없었다”며 “하는 일이나 근무 형태 등에서 차별은 없다”고 전했다. 심지어 고졸의 경우 대졸에 비해 한 단계 낮은 직급으로 출발하지만, 6년 빠른 입사 덕에 같은 나이에서는 고졸자가 대졸 신입사원보다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

인생 사이클도 남들보다 한 발 앞서고 있다. 김 주임은 “현실적으로 결혼에 대해서 슬슬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며 “일찌감치 경제적 안정을 찾다보니 결혼과 출산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했다. 실제 그의 학교 선배나 동기들 중에는 20대 중반 나이에 가정을 꾸리고 아이까지 함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학 진학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그는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후배들한테도 이런 길이 있다고 평소 많이 얘기하고 또 추천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병역 문제는 고졸 취업의 현실적 장애물이다. 입사 3년 후 입대한 그는 “채용하는 기업에서도 고민은 많았을 것”이라며 “일하다 휴직하고 군대를 가면, 그 자리는 누군가를 채용해야 하고, 결국 회사에게는 인력운용의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 또 각 기업 차원에서 고졸 취업자들이 슬기롭게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다만 개인에게는 장점이 되는 경우도 많다. 김 주임은 “처음에 입대를 앞두고는 경력 단절, 복귀 후 적응 문제 등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며 “하지만 내가 돌아갈 일자리가 있다는 안정감은 같은 시간 진로 고민하는 입대 동기들과 비교해 큰 장점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장점 많은 고졸 취업의 문이 하나 둘 씩 닫히고 있는 점은 아쉬울 뿐이다. 김 주임은 “많은 대기업들이 고졸 전형 자체를 없애는 등 문을 닫고 있고, 심지어 공공영역에서도 줄이고 있다”며 “그래도 사회가 정해준 틀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진짜 뭘 좋아하고, 원하고, 또 내 성향이 맞는지 맞지 않는지 몸소 빨리 체득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말했다.

사회에도 젊은이들이 언제든지 진로를 바꿀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주변에서 보면 10명 중 8명은 (고졸취업에) 만족하지만 2명 정도는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곤 한다”며 “젊은 청년이 뒤늦게라도 보다 자신을 위한 길을 찾아 돌아설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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