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감동한 제주 ‘생각하는 정원’ 한중수교 징검다리 이어간다
제주 ‘생각하는 정원’ (Spirited Garden)이 한중 문화교류 징검다리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생각하는 정원’에서 지난 5일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한중수교 기념식은 문화 분야에서 양국간의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선정한 사업으로, ‘생각하는 정원’에서는 지난 2007년 15주년을 시작으로 5년마다 열렸고, 4번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이날 행사는 왕루신(王魯新) 중국 주제주 총영사 등 2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제주도, 중국주제주총영사관 등의 후원으로 열렸다.
‘농부 외교관’으로 불리는 성범영 ‘생각하는 정원’ 원장이 중국 허베이 미술대학의 쩐종이(甄忠义) 총장이 기증한 거북 모양 기념비(높이 7m, 무게 16t)를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념비 제막식, 기념식 등으로 진행됐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축하했다.
‘생각하는 정원’은 지난 1968년부터 성범영 원장의 손길이 닿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성 원장이 수도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저지리 일대를 사들여 맨 손과 곡괭이로 황무지를 개간하고, 전국에서 구입한 나무를 심고 돌담을 쌓았다. 공사에 들어간 돌과 흙은 15t 트럭으로 약 1만대 분량이다. 성 원장 삶이 녹아든 정원은 1992년 ‘분재예술원’으로 개원했고, 2007년 ‘생각하는 정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재 전체부지 3만6000m²에 1500여 점의 분재와 1만여 그루의 정원수를 보유한 대한민국 ‘민간정원 1호’로 지정됐다.
‘생각하는 정원’은 1995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한 뒤 한중 문화 친선 교류의 상징이 되는 전환점이 됐다. 장쩌민 주석이 “한 농부가 정부 지원 없이 혼자서 세계적인 공원을 일궜는데 그 개척정신을 배우라”고 지시를 했고, 그 후 후진타오(1998년 당시 부주석)·시진핑(2005년 당시 저장성 서기) 등 중국 최고 지도자가 방문하면서 생각하는 정원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다녀간 중국 정관계 고위직 인사만 6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2015년에는 중학교 3학년 ‘역사와 사회’ 교과서(인민교육출판사)에 한국의 발전상을 설명하면서 성 원장과 생각하는 정원 이야기가 소개됐다.
성범영 원장은 “생각하는 정원이 중국 지도자와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과 중국의 다양한 민간교류에 있어 발전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 한중 문화예술 교류 회관과 역사관을 건립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도전하고, 세계적인 분재 명소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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