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투입된 소방관, 다음날 술취한 부사관에 두들겨 맞아…인대 파열

이영민 기자 2022. 11. 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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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 2명이 다음 날 다른 현장에 투입됐다가 취객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김 본부장은 이태원으로 출동했던 소방관 대부분이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가운데 "경기 고양소방서에서 출동했던 2명의 대원이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계속 출동을 하던 중 취객에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소방관 폭행은 지난 1일 저녁 7시쯤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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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압사 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 2명이 다음 날 다른 현장에 투입됐다가 취객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김주형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본부장은 지난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태원 참사 때 "소방청에서 대응 3단계를 걸어 전국에 있는 소방차들이 다 서울 용산으로 왔다"며 "가까운 경기도, 인천에서 많이 왔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이태원으로 출동했던 소방관 대부분이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가운데 "경기 고양소방서에서 출동했던 2명의 대원이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계속 출동을 하던 중 취객에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1명은 입원했다 퇴원했고 1명은 십자인대가 끊어져 치료와 재활에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며 어떻게 소방관을 폭행할 수 있냐며 허탈해했다.

소방관 폭행은 지난 1일 저녁 7시쯤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한 아파트에서 벌어졌다.

"숨을 쉬기가 힘들다"는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아파트 현관문 앞에 쓰러져 있던 육군 부사관 A씨(30대)를 발견, 응급처치에 나서자 A씨는 욕설과 함께 119구급대원들을 마구 때렸다.

전날 JTBC가 보도에 따르면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A씨가 다짜고짜 소방관의 목을 조르는 모습이 나왔다. 놀란 구급대원은 "하지 마세요. 선생님 폭행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너 이게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아니?"라고 물었다.

폭행당한 소방관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A씨가) 욕설하면서 '너 몇 급인데 그런 식으로 행동하냐'고 했다"며 "제 배를 발로 차고 (다른 대원의) 머리채를 잡으면서 주먹으로 턱을 가격했다"고 밝혔다.

A씨는 10분 정도 폭행을 이어갔다. 갑작스러운 폭행으로 위협을 느낀 대원들은 아파트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피신했다. 이 과정에서 대원 1명은 넘어지면서 다리를 크게 다쳐 인대 파열상 등을 입었다. 대원들은 아래층 가정집 문을 두드리며 "잠깐만 도와주세요. 문 좀 열어주세요. 119예요"라고 말한 뒤 "죄송한데 잠깐만 있을게요. 경찰 올 때까지만, 술 취한 사람이 폭행해서"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대원들을 폭행한 A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압된 뒤 군으로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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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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