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어도 안도감 생겨” 유방암 4기 의뢰인, 병원 가기 전 바뀐 집에 ‘감격’ (‘신박한 정리2’)[종합]

박하영 2022. 11. 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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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하영 기자] ‘신박한 정리2’ 의뢰인이 바뀐 집에 ‘신박한 정리’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9일 방송된 tvN ‘신박한 정리2 : 절박한 정리’(이하 '신박한정리2') 마지막 회에는 암 투병으로 집을 비워야 했던 9번째 의뢰인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의뢰인 한윤아 씨는 “남편과 6살 2살 형제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 제가 1년 동안 비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 사람이 돌아가서 정리하는 까닭에 온통 집이 뒤죽박죽 됐다. 제가 없어도 가족들이 안락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라고 의뢰했다. 의미심장한 사연에 이영자와 이지영 소장은 궁금증을 안겼다.

9번째 의뢰인 집으로 도착한 두 사람. 이지영 소장은 현관문 앞에 적혀있는 글귀를 발견하곤 “지나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윤아 씨는 “남편 생일에 이벤트 했다”라며 답했고 사랑 가득한 글귀에 감동을 더 했다. 이에 이영자는 의뢰인 부부에게 “어떻게 만났냐”라고 물었다. 남편 정대희 씨는 “제가 너무 좋아해서 (쫓아다녔다). 이렇게 좋아했던 여자는 처음이다”라고 수줍게 밝혔다.

이영자는 “가장 궁금한 게 6살, 2살 아이를 두고 1년을 비웠다고 하던데”라고 물었다. 한윤아 씨는 “제가 1년 전에 유방암 판정을 받아서 집을 비우게 됐다”라며  “유방암 4기이고 지금은 머리카락이 빠진 상태고 안 보이는 모든 곳이 조금 안 좋다고 생각하시면 된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정대희 씨는 “전이가 많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많이 속상했다. 아내 앞에서는 안 울려고 했는데 많이 울었다. 아내가 3주마다 입원을 해서 항암을 하고 한 달에 일주일은 집에 있었다. 집에 있을 때 아이들에게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안 좋을 것 같아서 아예 병원에 있고 집을 비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윤아 씨는 “짠하다. 자기 시간이 없다. 좀 불쌍하고 미안하고 고맙고 엄마로서 미안하다. 엄마 역할을 든든하게 못 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다”라고 남편과 두 아이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윤아 씨는 “다시 12월 달에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그 전에 꼭 집을 정리하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대희 씨는 “꼭 이겨 낼 것”이라며 아내에게 힘을 실었다. 이를 보던 이영자는 “행운의 마중물이 터졌다. 이제는 좋은 일만 있을 거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한윤아 씨는 ‘제일 원하는 공간이 뭐냐’라는 물음에 “누가와도 어디에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집이 됐으면 좋겠다. 제가 다시 왔을 때 쉽게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정대희 씨는 “아내가 쉴 수 있는 공간. 항암을 하면서 쉬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일주일 뒤, 새롭게 바뀐 거실 공간에 부부 의뢰인은 “구조가 이렇게 바뀔 수 있냐”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이한 구조를 지녔던 거실이 드디어 본래의 자리를 잡은 것. 또한 이지영 소장은 “제가 윤아 씨라면, 윤아 씨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라며 1인 의자를 선보였다. 이에 한윤아 씨는 “사실 어머님께서 부엌에서 음식하고 아이들 봐 주실 때 소파에 누워있기가 그랬다”라며 웃었다.

계속해서 온 가족의 옷으로 꽉 차있던 작은 옷방으로 향했다. 먼저 방을 확인했던 이영자는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지? 진짜 신박하다”라며 깜짝 놀랬다. 그러면서 부부에게 “어떤 드레스룸 원했다고 했죠?”라고 물었다. 이에 한윤아 씨는 “한 가족이 같이 쓸 수 있는 드레스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영자는 “두 분 다 꿈은 사라졌다”라며 공개했다. 작은 옷방이 6세 큰 아들을 위한 책상, 놀이방, 침대까지 다양한 공간으로 꾸며진 것. 남편 정대희 씨는 “충격이다”라고 말했고 아내 한윤아 씨는 “드레스룸 없어도 좋다. 너무 좋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뿐만 아니라 원래 큰 아들 방이었던 공간은 2살 둘째 아들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주 보호자 할머니를 위한 접이식 매트부터 두 아이의 방 앞에 걸 수 있는 명패까지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다. 앞서 한윤아 씨는 “출산 직후 암 판정을 받아서 신경을 못 써줬다. 저한테 애착 형성이 안 된 것 같아 미안하다. 엄마 역할을 든든하게 못 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며 둘재 아들에 대한 미안함을 보였다. 이 방을 본 후 한윤아 씨는 “지금 어지러울 정도다. 어떻게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한편, 안방은 4인 가족이 함께 쓰면서 부부만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온전히 부부만을 위한 침실로 변신했고, 정대희 씨는 “결혼 후 둘만의 공간이 한 번도 없었는데”라며 기뻐했다. 이어 그는 “신혼으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둘만의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다. 정말 부부 침실 같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자 한윤아 씨는 “신랑 속마음을 사실 몰랐다. 둘만의 방을 그리워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너무 좋아하더라”라며 말했다.

또한 정대희 씨는 예상치 못한 공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남편을 위한 공간이었던 것. 정대희 씨는 과거 프로게이머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실제 남편은 프로게이머 1세대 시절, 세계랭킹 10위까지 올랐던 능력 있는 선수였다. 정대희 씨는 “어렸을 때 (임)요한이 형이나 (홍)진호와 알고 지냈었다”라며 떠올렸다. 이어 그는 “미래를 볼 때 나이가 점점 들어가고 아내를 만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아야 될 것 같아서 그때부터 취미로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윤아 씨는 “아이가 생기면서 컴퓨터를 아예 없앴다. 휴대폰으로만 간간이 게임을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아내 병간호와 아이들 육아 때문에 쉽게 할 수 없었다. 이영자는 “밤낮없이 야간도 하고 주간에도 일하고 계시지 않나. 정말 대단하다. 프로게이머 하시면서 온전히 가정을 쏟아붓기 힘들다”라며 감탄했다. 그러자 이지영 소장은 “아이들이 생기면 물리적으로 부부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비록 작지만 한 켠에 공간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영상 말미 한윤아 씨는 “집이 바뀐 걸 보면서 저희 가족 모두와 도와주러 오시는 분들이 생각하신 게 느껴졌다”라며 감사해 했다. 이지영 소장은 “윤아 씨는 아픈 엄마, 저는 바쁜 엄마지만 우리는 나쁜 엄마는 아닌 것 같다. 모든 엄마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이영자 역시 “최선을 다해주세요. 우리도 뒤에서 끊임없이 기도할게요”라고 말했다.

이후 한윤아 씨는 한참을 방에서 흐르는 눈물을 삼켰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소장님이 나쁜 엄마는 없다고 하셨는데 신박팀 덕분에 미안한 마음을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없어도 안도감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저희를 도와주러 오는 사람들도 편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mint1023/@osen.co.kr

[사진] ‘신박한 정리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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