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증축' 해밀톤호텔 압수수색…용산구청은 뒷북 고발

<앵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해밀톤호텔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호텔 주변 불법 건축물이 참사에 영향을 끼쳤는지 경찰이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만큼 용산구청 관계자들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손기준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청 특수본이 어제(9일) 압수수색에 나선 대상은 해밀톤호텔과 호텔 대표이사 A 씨 주거지, 참고인 주거지 등 총 3곳입니다.

[(압수수색에서 어떤 자료 혹시 확보하셨나요?) …….]

호텔 대표이사 A 씨는 피의자로 입건했습니다.

참사 현장 바로 옆에 자리한 해밀톤호텔은 불법 건축물을 증축해 도로를 허가 없이 점유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호텔 측은 본관 북쪽 주점에 약 17㎡ 크기의 테라스를 무단으로 증축했고 별관에는 목조 가벽을 세웠는데, 양쪽 건축물 탓에 본관과 별관 사이 도로는 약 3m로 더 좁아졌습니다.

호텔 옆면의 가벽도 참사가 벌어진 골목길을 좁게 만들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를 철거하라는 용산구청 통보에도 호텔은 이행강제금 수억 원을 내며 버텨왔습니다.

특수본은 압수수색물과 당시 인허가 자료들을 근거로 호텔 불법 건축물이 참사 피해를 키웠는지, 용산구청이 이런 상황을 사실상 방치한 것은 아닌지 수사할 방침입니다.

용산구청이 지난 7일 해밀톤호텔을 포함해 불법 건축물 5곳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이행강제금만 부과한 채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다가 뒤늦게 고발한 것이라 수사 대비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뭐 일단 참사가 있었으니까. 근데 '이것도 하나의 원인이지 않으냐'하는 말이 있으니 저희도 그냥 손 놓고 있을 순 없잖아요.]

구청은 호텔 옆면 가벽은 불법 건축물이 아닌 것으로 판단해 고발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기준 기자standar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