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맨파', 결국 넘지못한 '스우파'의 벽…진한 아쉬움[SC초점]

백지은 2022. 11. 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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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이하 스맨파)'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스맨파'는 8일 뱅크투브라더스 엠비셔스 위댐보이즈 저스트절크 등 4개 크루의 생방송 파이널 미션을 끝으로 5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파이널 미션은 각 크루가 행복했던 순간을 주제로 포인트 안무를 만들고 무대로 완성하는 '치얼스'와 어떠한 제한 없이 크루의 스타일과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라스트 댄스' 2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최종 순위는 100% 문자투표로 선정됐다. 저스트절크는 9만 2321표를 얻어 압도적인 차이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앞서 탈락한 YGX, 어때 등이 모두 저스트절크가 우승할 것이라 말한대로였다. 뱅크투브라더스는 2만 5034표, 엠비셔스는 3만 2302표, 위댐보이즈는 4만 4274표를 획득했다.

저스트절크 리더 영제이는 "안 울려고 마음을 굳게 먹었는데 눈물이 난다. 크루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위댐보이즈와 경쟁하게 돼 영광이었다. 엄마 1등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장우영, 보아, 은혁(왼쪽부터)과 제작진이 함께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이렇게 '스맨파'는 끝났지만 아쉬움은 크다.

'스맨파'는 시작 전부터 유독 잡음이 크게 일었던 프로그램이다. MC를 맡은 강다니엘과 권영찬CP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며 예기가 꺾였다. 강다니엘은 "'스맨파'는 남자들이라 너무 편하고 행복하다. 기 안빨린다. '스우파' 때가 더 무섭긴 했는데 지금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일부 팬들은 '여성이 무섭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지적했는데 강다니엘은 이들을 차단했다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권CP는 "여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에는 질투와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 댄서들은 의리와 자존심이 자주 보였다"는 발언을 했고, "'스우파'의 후광으로 '스맨파'가 제작될 수 있었는데 의리도 모른다"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불매 운동까지 일어나자 Mnet 측은 공식 사과에 나섰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원밀리언이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파이트 저지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스맨파'에는 보아, 슈퍼주니어 은혁, 2PM 장우영이 파이트 저지로 나섰다. 그런데 일부 팬들은 전문 댄서가 아닌 현역 댄스 가수들이 심사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결국 5화에서 프라잉킹즈가 첫 탈락크루로 지명되자 분노를 표했다. 이 과정에서 악플러들은 보아에게 도를 지나친 비난과 인신공격성 악플을 쏟아냈다. 이에 보아는 "배틀팀을 저지들이 정하는 게 아닌데 지친다"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나서야 사태는 잠잠해졌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저스트절크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Mnet 답게 '악마의 편집'도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빌런'의 활용이다. 위댐보이즈 인규는 모든 크루들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스맨파' 최대 빌런에 등극했다. 엠비셔스는 승리를 거둔 배틀은 모두 편집되고 오천은 세계 1위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놓더니 트릭스에게 패배하는 모습만 보여주면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오천은 배틀에서만 50회 이상 우승한 이력이 있는데다 '스우파'에서 활약한 효진초이의 힙합 선생님으로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했기 때문에 실력이 평가절하되는 일까지는 막을 수 있었지만, 출연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Mnet만의 편집방식은 이번에도 비난받을 수밖에 없었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어때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분량 문제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뱅크투브라더스는 스트릿 댄스에 가장 가까운 장르 중 하나인 힙합을 주특기로 삼은 크루였지만, 타 크루와 마찰이 거의 없어서인지 분량은 거의 실종됐다. 어때 역시 젠더리스 정체성 때문에 다른 크루들의 먹잇감이 되는 모습 외에는 크게 비춰지지 않았다. YGX는 글로벌 K-댄스 무대가 통 편집됐다. 그러면서 PPL은 남발해 몰입을 떨어트렸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엠비셔스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엠비셔스 김정우의 하차 논란도 있었다. 9월 13일 방송에서 김정우는 워스트 지목 배틀에서 진 뒤 임시하차를 하는 듯한 말을 했다. 그런데 이틀 뒤인 9월 15일 김정우는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 아니다. 강요된 인터뷰였다"고 밝혀 논란이 야기됐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YGX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댄서들 자체의 인성문제도 있었다.

YGX 박현세는 뉴진스 '하이프 보이' 커버 영상에서 뉴진스 멤버들을 희롱하는 듯한 모습으로 맹비난을 받았다. 박현세는 "비하 의도는 없다"고 사과하긴 했으나 '뉴찐따스 데뷔 실패'라는 문구까지 올렸던 그였기에 그 사과에 진정성이 얼마나 포함됐을지는 사실 미지수다.

또 '젠더리스'를 정체성으로 삼는 크루 어때에게 타 크루들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쏟아내는 모습, 여기저기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모습 등은 해외 팬들에게 부끄러울 정도였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뱅크투브라더스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리더 계급 안무 창작 미션에서 바타가 만든 지코의 '새삥' 안무 중 한 동작이 에이티즈 '세이 마이 네임' 안무를 표절한 것 같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세이 마이 네임' 안무 원작자인 안제 스크루브는 공개적으로 표절논란을 제기했고, 에이티즈 멤버도 공연에서 표절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바타는 "현재 비교되는 안무와 동작의 연결성, 의도가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으며 파이널 미션에서조차 해당 동작을 재연해 잡음이 일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룰도 있었다. 크루가 입장하기 전 자신들보다 능력치가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크루의 방에 침입해 방을 훼손할 수 있다는 룰이었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위댐보이즈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우파'에는 없었던 공정성 논란도 불거졌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미파이널 미션 점수 집계 기준 논란이다.

8화에서 공개된 세미파이널 평가 기준표에 따르면 '뮤즈 오브 스맨파' 미션을 통해 반영되는 점수는 파이트 저지 점수, 전문 심사단 점수, 온라인 대중평가 점수였다. 시안 미션에는 원곡자 비의 선택 가산점과 온라인 대중평가 가산점이 포함됐다. 그런데 9회방송에서 갑자기 시안미션에 온라인 대중 평가 점수가 추가됐다. 그러면서 온라인 대중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 1000점이라는 점수를 획득할 수 있게 돼 전체 등수가 뒤바뀌는 결과가 도출됐다.

만약 급작스럽게 온라인 대중 평가 점수가 추가되지 않았더라면 어때가 아닌 원밀리언이 탈락하고 어때와 뱅크투브라더스가 탈락배틀을 벌였을 것이다. 또 온라인 대중 평가 때문에 1위로 치고 올라갔던 엠비셔스는 3위에 그쳤을 것이다.

엠넷 '스트릿 맨 파이터' 제작발표회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렸다. 프라임킹즈가 포즈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이러한 논란 속에 '스맨파'는 결국 '스우파'의 아성을 넘지 못한채 끝났다. '스우파'는 개성 넘치는 여성 댄서들의 날 것 그대로의 배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 끈끈한 우정과 팀워크 등이 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0.8%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고 시청률 2.9%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반면 '스맨파'는 눈만 뜨면 논란이 불거진데다 방송 자체도 댄서들의 춤이 아닌 대립구도와 격한 신경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1%대 시청률에 그쳤다.

Mnet이 초심을 지켰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대목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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