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거버넌스워치]JYP 박진영, 증여세 74억 돌려 달랬다가 ‘퇴짜’
주가 7배 뛴 시점 전환…166억 수익
증여세 74억 납부 뒤 돌연 환급 청구
대형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오너 박진영(50) 이사가 증여세 74억원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4년 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워런트(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수백억원의 투자수익을 낸 것과 맞물려 있다.
JYP엔터 BW 발행과 동시에 워런트 인수
10일 회계·세무업계에 따르면 JYP엔터 최대주주이자 대표 프로듀서인 박진영 이사가 제기한 ‘증여세 경정청구 거부처분에 대한 심사청구’에 대해 최근 감사원이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JYP엔터는 2012년 11월 12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60억원과 만기 6년짜리 분리형 사모 BW 60억원을 발행했다. 박 이사가 앞서 2010년 12월 당시 가수 ‘비’ 소속사이자 상장사였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 현 JYP엔터를 인수한 지 2년 뒤다.
이번 세금 분쟁은 박 이사가 JYP엔터의 BW 발행과 동시에 인수자인 PEF 등으로부터 워런트 30억원어치를 사들인 데서 비롯됐다. 매입액은 1억2000만원이다. 주당 행사가는 당초 5393원. 다만 2015년 8월까지 3차례의 가격조정을 통해 4311원까지 낮아졌다. 주가 하락시 가격조정, 이른바 ‘리픽싱’(최저한도 70%) 조건에 따른 것이다.
박 이사가 워런트를 행사한 시점은 2018년 11월. 만기 직전이었다. 신주 69만5894주로 전환했다. 당시 발행주식의 2.01%다. 박 이사는 현재 JYP엔터의 최대주주로서 15.2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박진영의 지분 형성에 한 몫 한 것도 이 BW 워런트다.
반면 박 이사의 워런트 주식 전환으로 증여세 이슈도 불거졌다. 주가 급등에 기인한다. BW 발행 당시 JYP엔터 주가는 5150원 정도였다. 이후로도 별 반 다를 게 없었다. 2016년 말까지 4년 넘게 4000원~6000원대를 오르내렸다.
2017년부터 기류가 확 바뀌었다. 주가가 날다시피 했다. 박 이사가 원런트를 행사한 시점에는 3만50원까지 상승했다. 워런트 행사가의 무려 7배다. 트와이스, 갓세븐 등 소속 아티스트의 인기가 치솟던 무렵이다.
감사원, 특수관계인간 거래 “과세 문제없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서는 BW나 전환사채(CB) 등 주식연계사채(ELB) 발행시 특수관계인이 취득해 주식 전환으로 이익을 볼 경우 해당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물도록 하고 있다.
박진영 이사도 예외일 수 없었다. 워런트 주식 전환을 통해 166억원의 증여이익이 발생했다. 증여세 신고기한(증여받은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이내)인 이듬해 2월 말 과세당국에 증여세 최고세율 50%(과세표준 30억원 이상)에 각종 공제를 뺀 74억원을 납부했다.
문제는 다음이다. 2019년 12월 돌연 태도를 바꿨다. 국세청에 기존 증여세의 환급을 요구했다. 반면 2020년 10월 말 과세 당국은 “문제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불복해 다시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주장의 요지는 이랬다. 무엇보다 BW 워런트 인수 당시 특수관계인 요건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행사이익이 자신의 노력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증여의 개념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감사원의 판단은 달랐다. 무엇보다 핵심 쟁점인 특수관계인 요건에 대해 박 이사가 비록 PEF 등 투자자들로부터 워런트를 취득하기는 했지만 매입 시점부터 행사 때까지 JYP엔터 특수관계인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는 것.
실제 박 이사는 JYP엔터 인수 이후 BW 발행 당시 JYP엔터 지분 5.82%를 직접 보유했다. 또한 JYP엔터 최대주주(10.35%)로 있던 개인회사 ㈜JYP(2013년 10월 JYP엔터에 흡수합병) 지분 44.17%를 가지고 있었다.
아울러 JYP엔터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 시점도 BW 발행 1년여 전인 2011년 2월로 현재까지 줄곧 사내 등기임원직을 가지고 있다. 즉, JYP엔터 인수 이후로 줄곧 지배주주인 상태다. 따라서 박 이사가 워런트 행사를 통해 실현한 이익이 증여세 과세 대상인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로 얻은 이익이라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한편 JYP엔터의 현 주식시세는 5만4800원(8일 종가 기준)이다. 박 이사가 4년 전 워런트 행사를 통해 31억원가량을 주고 산 주식가치가 382억원으로 뛴 상태다. 지금은 투자수익이 350억원이나 된다.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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