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말기' 아내, 입원 전 '집청소' 의뢰…"저 없이도 안락하길"

/사진=tvN '신박한 정리2 : 절박한 정리'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아 집을 비우게 된 아내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지난 9일 방송된 tvN '신박한 정리2 : 절박한 정리'에는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아 항암치료를 앞둔 한윤아씨가 청소를 의뢰해왔다.

한윤아씨는 "남편과 6살·2살 형제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 1년 동안 자리를 비우고 있다.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청소해 집이 뒤죽박죽됐다. 제가 없어도 가족들이 안락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집을 비우게 된 사연을 묻는 말엔 1년 전 유방암 판정을 받아 치료에 전념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유방암 4기(말기)이고 지금은 머리카락이 빠진 상태고 안 보이는 모든 곳이 조금 안 좋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남편 정대희씨는 "전이가 많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주 속상했다. 아내 앞에서는 안 울려고 했는데 많이 울었다. 아내가 3주마다 입원해 항암을 하고 한 달에 일주일은 집에 있었다. 집에 있을 때 아이들에게 힘든 모습을 보여주면 안 좋을 것 같아 아예 집을 비우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tvN '신박한 정리2 : 절박한 정리'

밤늦게 퇴근해 집안일까지 하는 남편을 향해 한씨는 "짠하다. 자기 시간이 없다. 좀 불쌍하고 미안하고 고맙고 엄마로서 미안하다. 엄마 역할을 든든하게 못 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것 같다"며 미안해했다.

이어 "12월에 다시 입원해야 한다. 그 전엔 꼭 집을 정리하고 싶다"고 부탁했다.

'제일 원하는 공간이 뭐냐'는 질문엔 "제가 다시 왔을 때 쉽게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정대희씨는 "아내가 쉴 수 있는 공간. 항암을 하면서 쉬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집은 일주일 만에 청소를 마치고 새롭게 태어났다. 부부는 새로 바뀐 거실을 보고 "구조가 이렇게 바뀔 수 있냐"며 깜짝 놀랐다.

뼈가 약해져 앉는 게 힘들 한씨를 위한 1인 의자도 생겼다. 침실과 방도 모두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태어났다. 이에 한씨는 "지금 어지러울 정도다. 어떻게 말로 표현을 못 하겠다. 집이 바뀐 걸 보면서 우리 가족 모두와 도와주러 오시는 분들을 생각하신 게 느껴졌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공간 크리에이터 이지영 소장은 "윤아씨는 아픈 엄마, 저는 바쁜 엄마이지만 우리는 나쁜 엄마는 아닌 것 같다. 모든 엄마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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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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