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자 체액 전파 처벌' 위헌일까…헌재 오늘 공개변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모습. 2021.3.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 처벌받는다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예방법의 위헌 여부를 놓고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열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에이즈예방법 제19조, 제25조 제2호에 관한 위헌제청 사건 변론기일을 연다. 사건 접수 후 2년11개월 만이다.

에이즈예방법 19조는 HIV 감염인은 혈액 또는 체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매개행위를 해서는 안되며 25조2호는 19조를 위반해 전파매개행위를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공개변론은 서울서부지법이 2019년 12월 해당 조항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재에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한 것이 계기다.

당시 서울서부지법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감염인으로 신고된 피고인은 "'체액' '전파매개행위'가 너무 광범위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한다"며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체내 HIV 농도가 검출 한계치 아래로 떨어져 타인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질병관리청은 "'체액' '전파매개행위'는 전파가능성이 있는 경우로만 제한해 해석할 수 있으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며 "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 등만으로는 감염예방에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도 "전파매개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앞서 지난달 24일 HIV 감염인의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들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