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정준·한화 이대진·NC 전형도…SSG발 수석코치, 새 바람 분다
한화, '외인' 수베로 체제서 국내 수석코치로…변화 감지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김정준 데이터센터장, 이대진 불펜코치, 전형도 3루 주루코치까지. 올 시즌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 우승에 묵묵히 공헌한 이들이 일제히 타 구단의 수석코치로 '영전'한다. 각기 다른 계획과 사정 속에 우승 팀의 주역을 맞아들인 팀들은 새 시즌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10일 야구계 등에 따르면 김정준 센터장은 LG, 이대진 코치는 한화, 전형도 코치는 NC로 각각 둥지를 옮긴다. 이들 모두 사령탑을 보좌하는 수석코치의 역할을 맡게 된다.
우승 팀의 코치가 유출되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 베어스는 이미 여러 명의 감독을 배출하기도 했다. 올 시즌 SSG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은 두산 1군 코치에서 감독으로 옮겨갔고 지난해 통합우승팀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도 두산 수석코치에서 이동한 케이스다.
올해는 SSG가 '타깃'이 된 모양새다. 두산의 사례처럼 감독으로 곧장 이동하지는 않아도 사실상 팀 내 '2인자'라 할 수 있는 수석코치를 3명이나 배출했다.
LG의 경우 염경엽 감독의 선임에 이어 김정준 수석코치 역시 예상이 쉽지 않은 인사였다. 김 수석코치는 주로 전력 분석 등의 파트에서 두각을 나타내왔고, 현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은 많지 않았기에 1군 수석코치로의 임명이 '파격'으로 느껴질 정도다.
더구나 염 감독과 김 수석코치는 같이 일하거나 개인적인 친분 등도 없다. 통상 신임 감독이 자신의 '최측근'을 수석코치로 부르는 일이 잦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의외다.
오히려 접점이 전혀 없기에 수석코치로 적임자였다는 설명이다. 염 감독은 "상대 감독에 대해 공부도 하고, 기회가 되면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면서 막말이든 뭐든 어떤 말도 할 수 있는 관계여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SK 감독 시절 위기가 처했을 때 모두 나만 바라보는 게 힘들었다"면서 "감독과 코치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눠야 다양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인'이던 지난 2년 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던 염 감독이 변화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 바로 김정준 수석코치의 임명인 셈이다.
한화의 이대진 수석코치 선임도 예사롭지 않다. 한화는 2021년 구단 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임명하면서 코칭스태프도 '수베로 사단'의 외국인 코치로 채웠다.
수석코치직 역시 2021년엔 대럴 케네디, 올해는 웨스 클레멘츠 코치로 외국인 코치가 맡아왔는데, 수베로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인 내년 수석코치로 국내 지도자를 받아들인 것이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데다 올해(0.324)는 지난해(0.371)보다도 승률이 낮았기에 '수베로 사단' 규모를 줄이고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시즌 한화의 코칭스태프는 이제 수베로 감독을 포함해 케네디 작전·주루 코치,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까지 3명만 남았다.
이 수석코치는 2013년 한화에서 1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KIA, SSG를 거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영어도 능통한 편이라 수베로 감독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전형도 코치를 새 수석으로 받아들인 NC의 경우 가장 이변이 없는 인사다. 감독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이 된 강인권 감독과의 인연이 작용했다.
전 수석코치는 두산과 한화 시절 코치로 활동하면서 강인권 코치와 친분을 쌓았다. 강 감독보다는 1년 선배지만 허물없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강 감독은 취임 당시 "수석코치는 더 좋은 분을 모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에서의 영입을 시사한 바 있는데,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전 수석코치의 영입이 공식화됐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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