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한국은 왜 '마약 위험국'이 되었나?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2022. 11. 1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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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은 순간적 쾌락을 주지만 영원히 삶을 망가뜨린다.

우리나라는 과거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렸지만 어느 새 '마약 위험국'으로 바뀌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마약 위험국'이 되었나? 마약은 중독성 유해물질이기에 소비와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이고, 법을 위반하더라도 흡입하려고 한다.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과 마약 환자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마약 위험국'에서 벗어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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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 / 단국대 명예교수
마약은 순간적 쾌락을 주지만 영원히 삶을 망가뜨린다. 마약으로 찌든 사회는 망한다. 중국 청나라가 멸망하고 그 이후 중국이 빈곤의 늪에 빠졌던 이유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는 과거 '마약 청정국'이라고 불렸지만 어느 새 '마약 위험국'으로 바뀌었다. 유엔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이하이면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대검찰청의 최근 관련 통계를 보면 2016년에 그 기준을 넘어 빠르게 증가해 2021년 31.2명이 되었다.

10대의 마약류 사범은 지난 4년 사이 278% 급증해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59%나 되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판을 쳐 범죄수사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0년 사이 6.5배나 증가했다.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마약 위험국'이 되었나? 마약은 중독성 유해물질이기에 소비와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이고, 법을 위반하더라도 흡입하려고 한다. 지난 10년 사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발해지면서 사회 분위기는 마약 소비를 권하는 듯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 동남아 등에서 마약 재배가 늘고, 텔레그램 등이 마약 유통 비용을 줄여 공급이 늘었다. 하지만 마약의 유해성과 확산에 대한 일반 사람의 인식은 커지지 않았다. 마약 방지 교육이나 경고는 보기 어렵고 오히려 마약 김밥처럼 상품 광고에 마약이라는 단어가 대수롭지 않게 등장했다. 또 한국의 마약 소비가 늘자 농촌 등에서 일하며 마약 밀수에 가담하는 불법 외국인 체류자까지 생겼다.

미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마약이다. 마약 퇴치를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인다(2022년 410억 달러). 마약은 확산 될수록 사회적 비용이 증가한다. 치료, 예방, 법 집행 등에 들어가는 돈 뿐 아니라 노동력과 생산성의 감소, 의료비의 증가,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인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로 마약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관심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 단속이 한때 강화도니 적도 있지만 곧 느슨해졌다.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부처의 공조도 보기 어렵다. 게다가 마약 사범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미약해 절반 정도는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의식이 행동을 지배한다고 마약 문제 해결도 사람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마약을 퇴치하려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SNS는 물론 방송과 영화 등이 마약 예방에 적극 협조하고 학교도 마약으로부터 학생 보호에 적극 나서도록 만들어야 한다.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과 마약 환자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마약 위험국'에서 벗어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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