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덮친 네카오發 실업공포… 금융위·대리점, 해법 찾나?

전민준 기자 2022. 11. 10.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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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45만여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 진출과 관련해 보험대리점협회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 실무진들은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단계별 판매 규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 시행을 목표로 한 만큼 보험대리점협회와 회의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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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들이 생존권 보장을 위해 금융위에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전한다./사진=뉴스1
"보험설계사 45만여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 진출과 관련해 보험대리점협회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은 기존 보험설계사들과 영업 영역이 겹치기 때문에 힘 싸움에서 결국 보험설계사들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보험대리점들의 의견에 대한 금융당국 입장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대리점협회 실무진들은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단계별 판매 규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보험 설계사들의 생존권 문제는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 진출을 앞두고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사안이다.

당초 보험대리점협회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만날 예정이었지만 흥국생명 사태 등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빅테크의 보험 중개업 시행을 목표로 한 만큼 보험대리점협회와 회의 일정을 최대한 빠르게 확정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빅테크의 단계별 판매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빅테크들을 시작으로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와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보험대리점협회와 만나 마지막 단추를 꿰는 셈이다.

보험대리점협회는 설계사 고용 불안 문제 등에 대해 강하게 주장할 예정이다.

보험대리점협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2019년 299만원에서 지난해 256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 전속설계사 소득도 336만원에서 323만원으로 줄었다. 해당 기간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 비중은 26.2%에서 35.7%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은 보험대리점업계에 방카슈랑스 못지않은 충격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18년 동안 생명보험사 설계사는 11만1328명에서 6만9580명으로 60% 감소했다. 은행들도 암보험, 건강보험 등 생보사들의 주력상품을 판매하면서 설계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게 보험업계 입장이다.

보험대리점들은 빅테크사들이 취급하는 상품에 자동차보험과 장기인보험은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보험은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상품이고 장기보험은 보험설계사들의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대리점들은 빅테크사들이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빅테크사들의 비교·추천 서비스에 따른 수수료를 고객들에게 전가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올 4분기 보험권에서 가장 회자되고 있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온라인 금융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것이다.

현재 보험업 라이선스가 없는 빅테크는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없는데 이를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해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진출은 대면 영업 위주인 보험시장의 비대면 영업 전환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크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순부터 약 1개월 동안 빅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범운영한 후 이르면 오는 11월 말 제도화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험대리점과 보험사들의 거센 반발에 일정을 연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과 사업 제휴는 대세지만 보험사가 빅테크에 휘둘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규제방안에 대해서 차분히 논의한 후 사업을 시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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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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