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헤밍웨이와 왼발 호른… 벽 허무는 대관령
11일 평창 이자람 ‘노인과 바다’
소설 원작으로 판소리 재창작
12일 조재혁·펠릭스 클리저
두 팔 없는 호르니스트 무대
박종화·하림… 전용준 트리오
동요·재즈 등 장르 다양화 눈길
늦가을 정취가 한껏 스며든 11월의 주말 , 대관령에 음악이 흐른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판소리로 창작한 작품과 함께 두 팔이 없는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가 무대에 오르는 등 공연의 장르와 내용 면에서도 독특하다.
대관령음악제는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알펜시아 콘서트 홀에서 ‘4색(色) 콘서트’를 연다. 이날 무대에 오르는 소리꾼 이자람은 오는 11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판소리로 재창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자람은 희곡과 근현대 소설을 판소리로 재창작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무대이며 고수에는 세계사물놀이대회 사물놀이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준형이 참여한다.
다음 날인 12일 오후 5시에는 연중기획 시리즈의 일환으로 조재혁의 토크콘서트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춘천 출신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그의 음악적 동료인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가 함께 연주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2016년 레너드 번스타인상을 수상하고 영국 본머스 심포니 상주음악가로 활동중인 펠릭스 클리저는 9일 조재혁과 함께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내한 리사이틀을 가지기도 했다. 양 팔 없이 태어난 펠릭스 클리저는 손 대신 왼발과 입술 등으로 연주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을 쌓아온 음악가로 통한다. 이날 슈만, 폴 뒤카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베토벤, 글리에르, 라인베르거 등이 호른과 피아노를 위해 작곡한 작품을 선보인다.
조재혁 피아니스트는 “클리저는 유럽에서 처음 자신을 소개할 때 장애를 이슈로 부각시키지 않고 녹음본만 들려줬었다”며 “굉장히 특별한 연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관령음악제는 춘천과 평창에서 사색 콘서트를 이어간다. 오는 17일 춘천 커먼즈필드 안녕하우스에서 ‘박종화X하림-동요, 클래식이 되다’ 공연이 열린다. 친숙한 동요와 대중적인 클래식 소품곡을 엄선해 새로운 편곡으로 선보인다. 서울대 교수이자 부조니 국제피아노콩쿠르 입상, 퀸엘리자베스 국제피아노콩쿠르 최우수 연주자상 수상등의 이력을 가진 피아니스트 박종화와 ‘출국’, ‘난치병’ 등으로 사랑 받아온 가수 하림이 ‘섬집아기’, ‘꽃밭에서’ 등 동요들을 유려한 피아노 선율로 재탄생시킨다. 쇼팽의 에튀드와 프렐류드 중 일부도 연주한다.
올해 사색 콘서트의 마지막 공연은 12월 2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전용준 트리오-재즈 나잇’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전용준을 주축으로 베이시스트 김대호, 드러머 김영진으로 구성된 ‘전용준 트리오’는 어빙 벌린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프란츠 자버 그루버의 ‘고요한 밤’, 줄 스타인의 ‘렛 잇 스노우’ 등 연말 분위기와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테마곡들과 따뜻한 재즈를 선보인다. 재즈 피아니스트 전용준은 임재범, 브라운아이드소울, 나윤권, 정준일 등 수많은 가수들의 라이브 세션과 앨범 작업을 함께한 실력파 뮤지션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4색(色) 콘서트’는 이처럼 클래식부터 재즈, 국악, 동요 컬래버레이션 등 4가지 장르를 색다른 빛깔의 음악으로 구성했다.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음악적 변주로 소통하는 자리다.
시리즈의 첫 공연은 앞서 지난 달 강릉아트센터에서 1세대 피아니스트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로 진행, 스페인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의 작품 ‘고예스카스’ 등을 선보였다.
박혜영 대관령음악제 운영실장은 “지역민들과 음악으로 공감하는 시간을 위해 4가지의 색다른 장르로 준비했다. 다채로운 테마의 공연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해드리길 바란다”고 했다.
대관령음악제는 최근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에 따라 잠정연기 했던 영아티스트 협주곡 콘서트를 오는 28일 강릉에서 열기로 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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