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45분 지났는데… “30여명 넘어져 있지만 곧 상황 끝날것 같아”
특수본, 과실치사상 혐의 입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소방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 8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한 데 이어, 참사 당시 현장 지휘를 하던 지휘팀장도 9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현장을 총지휘하던 용산소방서 소속 지휘팀장이 제대로 대응을 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오후 10시 15분 119에 첫 신고가 들어온 이후 소방 119상황실에는 1~2분 간격으로 “상황이 심각하다” “깔린 사람이 많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런 상황 속 지휘팀장은 오후 10시 48분 “골목에 쓰러져있던 행인은 70명 정도 추정되지만 3분의 2는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육안으로 볼 때는 20~30명만 넘어져있는 상황”이라고 무전을 통해 전했다. 그는 오후 11시에도 “30명가량이 넘어져있는 상황, 잠시 뒤 상황 종료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는 이미 참사가 난 골목에 사람들이 마구 뒤엉켜 사상자가 잇따를 때였다.
지난 8일 입건된 용산소방서장도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본에 따르면, 참사 전 경찰·소방과 이태원 상인회 등이 마련한 ‘핼러윈 대응 계획’에는 소방서장이 오후 6시부터 해밀톤호텔 근처에 대기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최 서장은 이때 200m 거리에 있는 119안전센터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참사 현장 인근에 나타난 것은 오후 10시 35분이었다. 그는 또 현장 도착 뒤에도 30분 동안 지휘권을 넘겨받지 않다가 11시 5분에야 “용산 하나가 지휘한다”는 무전을 보내며 직접 지휘를 시작했다. 또 참사 현장에 도착한 첫 구급차는 사고 현장에서 20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태원 119안전센터가 아닌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였다.
하지만 경찰이 소방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서울시장도, 용산구청장도, 용산경찰서장도 없던 참사 현장에서 인파와 교통 관리 업무까지 하며 참사 예방과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는데, 이런 일련의 일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특수본 수사를 보면서 꼬리 자르기, 구색 맞추기, 짜맞추기, 희생양 찾기 수사라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특수본은 또 이날 사고 발생 골목 바로 옆에 있는 해밀톤호텔을 압수 수색했다. 허가 없이 불법 건축물을 세워 골목 폭을 3.2m까지 좁아지게 해 이번 참사에서 피해를 키운 혐의다. 해밀톤호텔 대표이사 A씨도 이날 압수 수색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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