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국에 李지지 조직 꾸려… 호남은 특별 관리

이세영 기자 2022. 11. 10.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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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李캠프 어떻게 움직였나
9~13명 규모 전담 조직 만들어
정진상과 매주 회의 정보 공유
김만배·남욱에겐 경선자금 요구
검찰 수사관들이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집에 대한 압수 수색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구속 기소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혐의는 불법 대선 경선 자금 8억4700만원을 대장동 사업자에게 받았다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 부원장은 작년 5~10월 이 대표 경선 캠프 총괄 부본부장, 작년 11월~올해 3월 민주당 대선 선대위 총괄 부본부장으로 ‘조직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김 부원장 공소장에는 당시 이 대표 측이 당내 경선과 대선 조직을 어떤 식으로 준비·실행했는지 구체적으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7월 대법원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고, 그 직후부터 이 대표의 ‘측근 3인방’인 김용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대표 경선 캠프 구성에 착수했다고 한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2020년 7월 ‘이재명 경선 조직화 방안’을 만들어 ‘시·도의원 중심 대응 조직체 구성, 지역 활동가 중심의 직능 조직 구축, 적극·진보·급진적 성향을 보이는 자발적 모임 활성화 및 관리, 이재명의 정치 철학과 궤를 같이하는 외곽 그룹 구축, 전문가 그룹 구축 등’을 계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 김 부원장은 조직 업무를 전담하는 9~13명으로 구성된 ‘조직단’을 만들고, 매주 회의 결과를 정진상 실장, 유동규씨 등과 공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호남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는 정황도 확보했다고 한다. 당시 전남 영광 출신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호남대망론’을 기반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 부원장은 ‘호남 정신 계승자는 이재명이라는 설득과 이미지 메이킹이 매우 중요하다’ ‘호남 대망론을 무력화시키고 이재명이 진정한 호남 후보의 적자(嫡子)임을 증명해야 한다’ 등 전략에 따라 광주 8개 선거구에서 권리 당원 전담 책임 조직을 구축하는 방안을 세웠다고 한다. ‘기본소득 운동본부’ ‘대동세상연구회’ ‘공정사다리포럼’ ‘민주평화광장’ 등 이 대표 지지 조직도 전국 곳곳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김 부원장 등은 이 대표의 경선 대응 전략의 3대 요소로 ‘비용’ ‘사람’ ‘공간’ 을 설정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 부원장이 정 실장,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일당인 김만배씨와 남욱씨에게 차례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부원장 등은 2020년 9월~작년 2월 김씨에게 수차례 대장동 개발 이익을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김씨는 ‘본인 지분의 절반을 김 부원장 등 세 사람 몫으로 인정하고 비용을 제외한 428억원을 주겠다’고 해놓고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방법을 찾고 있다’ 등 이유를 대면서 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김 부원장 등은 남욱씨에게 안양 탄약고 이전,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 허가 등 청탁과 함께 8억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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