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억원+α’ 양의지 쟁탈전, SSG 쓱 참전하나…제재금 감수하면 가능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다려보세요.”
SSG 정용진 구단주는 FA 시장에서 포수를 보강해달라는 한 팬의 요청에 이렇게 얘기했다. 통합우승 직후 선수들에게 받은 헹가래 사진을 게재하며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 됐음”이라고 했다.
KBO는 2023시즌부터 3년간 적용될 샐러리캡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 2년간의 상위 40인(신인과 외인 제외, FA 계약금 평균치도 포함) 연봉 평균의 120%로 계산한다. SSG의 2023시즌 페이롤에 샐러리캡 여유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SSG가 2022-2023 FA 시장에서 포수를 사올 수 있을까. 심지어 B~C급 FA를 영입해도 샐러리캡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면서 비 FA 선수들의 연봉도 대폭 인상해야 하는 걸 간과할 수 없다.
구단 경영의 방향성 설정은 기본적으로 민경삼 사장 이하 프런트가 총괄한다. 정용진 구단주는 재가만 한다고 보면 된다. 단, 정 구단주는 구단의 ‘돈줄’이다. 대부분 구단이 FA 계약에 필요한 실탄은 예외 없이 ‘특별 예산’ 명목으로 따로 따낸다.
즉, 정 구단주가 ‘결단’을 내리면 SSG에도 외부 FA 영입 가능성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샐러리캡을 1회 위반하면 오버한 금액의 50% 제재금을 내야 한다. 한 관계자는 “정용진 구단주가 제재금 납부까지 감수하고 전력 보강을 원한다면 외부 FA 영입을 지시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SSG에 외부 FA 포수가 필요한 건 팩트다. 이재원과 김민식이 통합우승에 기여한 게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각종 1~2차 스탯을 볼 때 SSG 안방은 10개 구단 중~하위권 수준이다. 한국시리즈서 이지영(키움) 한 명보다 임팩트, 생산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정 구단주는 이재원의 무딘 방망이, 김민식의 패스트볼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실제 SSG가 제재금 1회 납부를 감안하면, 굳이 A급 포수에게 접근하기보다 포수 최대어, 유일한 S급 양의지 영입전에 참전할 가능성도 있다. 양의지의 경우 원 소속구단 NC를 비롯해 많은 구단이 관심을 보인다. 단, 현 시점에서 NC 외에 FA 포수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2개 지방구단이 그렇게 뜨거운 관심을 갖는 건 아니라는 얘기도 있다.
SSG가 실제로 양의지 영입전에 나설 경우, 역시 계약을 절묘하게 시도해야 한다. 지난 겨울 4년 151억원에 영입한 김광현의 경우, 샐러리캡을 의식해 올 시즌에 연봉 81억원을 몰아줬다. 양의지 역시 FA 다년계약을 체결하면 내년에 연봉을 몰아넣는 구조를 고려할 수 있다. 샐러리캡 2회 위반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2회 위반부터는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픽이 9계단 하락한다. 이건 대다수 구단이 ‘절대 안 된다’라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양의지 영입전이 11월 KBO리그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SSG가 왕조를 구축하고,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하려면 양의지 영입은 필요하다. SSG로선 숙고할 문제지만, 고민을 오래할 수도 없는 문제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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