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김화영]초고층 화재 대비한 첨단 소방장비 필요하다
김화영 부울경취재본부 기자 2022. 11. 1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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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걸어 올라가면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동시에 할 수밖에 없어요."(소방관)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101층.
아무리 체력 좋은 소방관이라도 이 시간 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무사히 완수하고 귀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초고층 건물 등 소방관이 가기 어려운 곳의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해 첨단장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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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 80층에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합니까?”(동아일보 기자)
“이렇게 걸어 올라가면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동시에 할 수밖에 없어요.”(소방관)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101층. 1층에서 2372개의 계단을 밟고 최고층에 걸어서 오른 소방관은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시 기자도 20kg의 공기호흡기를 멘 채 방화복을 입고 80여 명의 소방관과 함께 101층을 걸어 올랐다. 평소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기자도 70층을 넘어서자 온몸에 땀이 흘렀다. 방화복이 금세 눅눅해지며 호흡이 가빠졌고, 80층에선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런 고층 건물에 불이 나면 소방관이 걸어 올라가 대처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니 믿기지 않았다.
이날 열린 ‘전국 소방관 엘시티 계단 오르기 대회’에서 만난 소방관들은 현존하는 소방 장비로는 초고층 건물 화재에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고가사다리차가 닿을 수 있는 높이는 지상 70m까지다. 건물 한 층의 높이를 3m로 볼 때 최대 23층까지만 도달할 수 있는 것. 이곳에서 위로 물을 쏘더라도 50층 이상은 닿기가 어렵다고 한다.
소방헬기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국내 소방헬기는 물을 바스켓으로 길어와 수직으로 퍼붓는 방식으로 불을 끈다. 101층 건물에선 건물 꼭대기에 쏟은 물이 80층까지 직접 닿기가 어렵다. 공중에 떠 수평으로 고압의 물을 분사하는 헬기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도입하더라도 기류가 불안정한 고층 건물 사이를 비행할 경우 추락할 위험이 높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마저 쓸 수 없는 상황에선 소방관 개인의 체력에 기대야 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건 아니다. 진압장비 풀세트를 장착하고 약 24분 만에 101층에 올라 이날 대회에서 1등을 한 ‘강철 소방관’은 특수한 경우다. 실제 화재 현장에선 인명 구조용 해머와 도끼 같은 장비를 더 둘러메야 하며, 계단이 화염에 휩싸였다면 소방호스로 불을 끄며 올라야 한다. 공기호흡기가 작동하는 최대 시간은 불과 40분. 아무리 체력 좋은 소방관이라도 이 시간 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무사히 완수하고 귀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50층이 넘는 초고층 건물은 부산에만 43개 동에 이른다.
이 때문에 초고층 건물 등 소방관이 가기 어려운 곳의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해 첨단장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직으로 뜨는 드론이 고층 발화지점에 소화 약제를 정밀 분사해 초기에 불씨를 잡고, ‘들것 드론’이 신속하게 이동해 골든타임 안에 인명 구조를 완수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소방청과 국내 드론업체들은 최근 이 같은 장비를 개발해 구조 실험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 보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소방당국이 더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9일은 화마(火魔) 현장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의 노고가 다시 생각나는 소방의 날이다. 사고 상황을 신속하게 지휘부에 알리고, 현장에 위급 안내 방송을 하며, 빠르게 부상자를 옮기는 드론과 로봇이 있다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첨단장비의 신속한 도입이 소방관의 안전도 확보하는 길임을 소방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이렇게 걸어 올라가면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동시에 할 수밖에 없어요.”(소방관)
지난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101층. 1층에서 2372개의 계단을 밟고 최고층에 걸어서 오른 소방관은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시 기자도 20kg의 공기호흡기를 멘 채 방화복을 입고 80여 명의 소방관과 함께 101층을 걸어 올랐다. 평소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는 기자도 70층을 넘어서자 온몸에 땀이 흘렀다. 방화복이 금세 눅눅해지며 호흡이 가빠졌고, 80층에선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런 고층 건물에 불이 나면 소방관이 걸어 올라가 대처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니 믿기지 않았다.
이날 열린 ‘전국 소방관 엘시티 계단 오르기 대회’에서 만난 소방관들은 현존하는 소방 장비로는 초고층 건물 화재에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고가사다리차가 닿을 수 있는 높이는 지상 70m까지다. 건물 한 층의 높이를 3m로 볼 때 최대 23층까지만 도달할 수 있는 것. 이곳에서 위로 물을 쏘더라도 50층 이상은 닿기가 어렵다고 한다.
소방헬기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국내 소방헬기는 물을 바스켓으로 길어와 수직으로 퍼붓는 방식으로 불을 끈다. 101층 건물에선 건물 꼭대기에 쏟은 물이 80층까지 직접 닿기가 어렵다. 공중에 떠 수평으로 고압의 물을 분사하는 헬기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다. 도입하더라도 기류가 불안정한 고층 건물 사이를 비행할 경우 추락할 위험이 높다.
비상용 엘리베이터마저 쓸 수 없는 상황에선 소방관 개인의 체력에 기대야 하지만 이마저도 쉬운 건 아니다. 진압장비 풀세트를 장착하고 약 24분 만에 101층에 올라 이날 대회에서 1등을 한 ‘강철 소방관’은 특수한 경우다. 실제 화재 현장에선 인명 구조용 해머와 도끼 같은 장비를 더 둘러메야 하며, 계단이 화염에 휩싸였다면 소방호스로 불을 끄며 올라야 한다. 공기호흡기가 작동하는 최대 시간은 불과 40분. 아무리 체력 좋은 소방관이라도 이 시간 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무사히 완수하고 귀환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50층이 넘는 초고층 건물은 부산에만 43개 동에 이른다.
이 때문에 초고층 건물 등 소방관이 가기 어려운 곳의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위해 첨단장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직으로 뜨는 드론이 고층 발화지점에 소화 약제를 정밀 분사해 초기에 불씨를 잡고, ‘들것 드론’이 신속하게 이동해 골든타임 안에 인명 구조를 완수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소방청과 국내 드론업체들은 최근 이 같은 장비를 개발해 구조 실험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 보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소방당국이 더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9일은 화마(火魔) 현장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소방관들의 노고가 다시 생각나는 소방의 날이다. 사고 상황을 신속하게 지휘부에 알리고, 현장에 위급 안내 방송을 하며, 빠르게 부상자를 옮기는 드론과 로봇이 있다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은 줄어들 것이다. 첨단장비의 신속한 도입이 소방관의 안전도 확보하는 길임을 소방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김화영 부울경취재본부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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