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서버 없이 두 사람 폰에만 메시지 저장… 개인 정보 유출 걱정 없어”

임경업 기자 입력 2022. 11. 10. 03:02 수정 2022. 11. 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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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챗’ 개발 임병완·박종훈 공동대표
블록챗 메신저 설명. /블록체인랩스

“개인의 대화 기록을 기업이 아닌 자신이 직접 소유해야 자유로운 연결 사회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대화 내용이 저장되는 서버가 아예 없는 메신저를 만들었습니다.”(임병완 블록체인랩스 공동대표)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체인랩스가 지난 7일 중앙 서버가 없는 보안 메신저 ‘블록챗’을 공개했다.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기존 메신저는 중앙 서버를 거쳐 대화가 전송되지만 블록챗은 서버 없이 대화 참여자의 스마트폰에만 대화 내용이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된다. 대화 내용이 개개인의 소유이다 보니, 이미 주고받은 대화를 마음대로 사후 수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최근의 ‘카카오톡 사태’처럼 서버가 다운돼 메신저가 먹통이 될 일도 없다. 소유를 특징으로 하는 ‘웹 3.0’ 철학을 메신저로 구현한 셈이다.

블록체인랩스 박종훈(왼쪽), 임병완 공동대표는 "블록챗은 중앙 서버가 없어 개개인의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수익에 활용하지 않는다"며 "개인 스스로 각자의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블록체인랩스

블록챗은 회원 가입이나 개인 정보를 입력하는 일체의 절차가 없다. 앱을 설치하자 자동으로 블록체인 ID가 생성됐다. 연락처를 연동해 친구 목록을 만드는 절차도 없다. 대화를 원하는 상대에게 개별 초대 메시지를 보내야만 대화가 시작되는 비밀스러운 구조다. 대화창에도 서로의 ID나 이름은 전혀 표기되지 않고 대화 내용만 뜬다. 아이폰 앱을 먼저 출시했고, 안드로이드용은 11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메신저와 가장 큰 차별점은 사후 ‘대화 내용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 예컨대 10분 전 내가 입력했던 내용은 물론 상대방이 답한 내용 모두 내 스마트폰에서 수정 가능하다. 단 상대방의 스마트폰엔 내가 수정한 내용이 반영되지 않는다. 누구나 대화 기록을 수정할 수 있다 보니 누군가 블록챗 대화 내용을 캡처했다고 해도 이게 진짜임을 확인할 수 없다. 역설적으로 극도의 보안이 되는 셈이다.

카카오톡은 ‘한 번 내뱉은 말은 현실에서처럼 수정은 물론 주워담을 수도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5분 이내 대화는 상대방의 폰에서도 지울 수 있는 기능을 넣었지만, 상대가 읽지 않았어도 굳이 삭제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이유다.

상반된 철학을 추구하는 블록체인랩스의 두 창업자 임병완(43), 박종훈(39) 공동대표는 모두 카카오 출신이다. 박 대표는 “원래 오프라인 대화는 원하는 상대와 즉각적으로 나누고, 대화 내용은 각자의 머릿속에만 남지 않느냐”며 “대화 검증 역시 대화를 나눈 사람들끼리만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했다.

블록체인랩스는 2013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지난 9년간 가상화폐 발행 없이 순수 블록체인 기술에만 집중해왔다. 4300만 이용자를 둔 코로나 백신 접종 전자증명 앱 ‘쿠브(COOV)’가 이 회사 제품이다. 임 대표는 “메신저에 점차 다른 기능을 추가해 장기적으로 블록체인 데이터 거래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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