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관심없는 중국을 야구모자에 열광시킨 ‘K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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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와 디스커버리 브랜드로 유명한 국내 중견 패션기업 F&F는 올해 자사 대표 브랜드 MLB의 해외 소비자 판매액이 1조2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라고 9일 밝혔다. MLB는 F&F가 미국 프로야구리그의 IP(지식재산권)를 사들여 만든 브랜드로 ‘K패션 세계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국내 패션 기업의 단일 브랜드가 해외 판매액 1조원을 넘기는 것은 국내 패션 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 MLB 국내 단일 브랜드중 최초 해외 판매 1조 2000억원 넘겨… 중국 외 아시아 사업 확대
F&F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4417억원, 영업이익은 44% 증가한 1384억원을 기록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502억원, 영업이익 367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29%에 달한다. 패션업체로서는 놀라운 수치다. 이 중 해외 매출이 50%를 차지한다. 실적 성장을 이끈 핵심 원동력은 코로나 봉쇄 와중에도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한 간판 브랜드 MLB였다. MLB는 지난 2020년 중국에 진출했고, 지난 9월 상하이의 대표 쇼핑몰 메트로시티에 중국 700호점을 열었다. 올해 연말엔 900개까지 매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LB 브랜드 제품 중 ‘모노그램 빅볼청키’ 스니커즈는 누적 300만 켤레, 야구 모자 볼캡은 누적 1000만개나 팔렸다. 중국에선 야구가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지만, 자기 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야구팀 로고가 크게 새겨진 상품을 내놓은 것이 적중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지난 9월 리포트에서 “MLB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소비재 중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5년간 30%씩 성장이 예상된다”고 평했다. MLB는 해외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덕분에 해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해외 판매액 1조2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글로벌IP 사들여 만든 ‘K패션’
MLB는 패션 의류 브랜드로는 유례가 드문 3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품 기획부터 생산, 물류, 디자인과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로 바꾼 소위 ‘디지털 전환’ 전략이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린 비결로 꼽힌다. F&F는 2017년부터 디지털전환팀을 만들고 전 생산 과정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예컨대 ‘디스커버리 롱패딩’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면, 이를 분석해 디자인에 바로 반영하고 적정한 생산 물량까지 한번에 계산하는 식이다. F&F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덕분에 재고가 거의 없고 회전율이 좋아 ‘노세일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며 “코로나로 중국 시장이 봉쇄됐던 시기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통해 입점을 확대할 수 있었다”고 했다.
MLB는 중국 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다. 지난 2018년 홍콩·마카오·대만·태국 진출을 시작해 현재 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신규 진출한 싱가포르엔 창이공항 명품 브랜드 구역, 쇼핑거리 ‘오차드 로드’ 같은 번화가에 대형 매장을 오픈했다. 내년엔 필리핀·캄보디아·인도네시아로도 시장을 확대한다.
F&F는 내년엔 골프용품 시장에 진출하고 브랜드 라인업을 다양화해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글로벌 3대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지난 7월 해외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타키니’ 미국 본사를 인수한 만큼, 앞으로 테니스 의류 시장에도 보다 공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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