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중앙銀의 '고금리 유지'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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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은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존립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인플레 방지가 제1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1970~80년대만 해도 중앙은행은 물가와 싸우는 게 일이었다.
이번 인플레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가 원래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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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은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존립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인플레 방지가 제1의 목표가 될 수밖에 없다. 1970~80년대만 해도 중앙은행은 물가와 싸우는 게 일이었다. 높은 물가가 경제에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통화가치 안정을 해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중앙은행이 물가에 대한 관심을 꺼버렸다. 2000년 이후 우리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이 2.3%이고, 2013년 이후 8년 동안은 0~1%대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설정했지만 그 수준까지 올라간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 사이 중앙은행이 물가와 싸우는 전사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대신 경기를 조절하는 기관이란 인식이 생겼다. 경기가 나빠지면 사람들이 중앙은행에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공급해달라는 요구를 했고, 중앙은행도 이를 큰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경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푸는 게 더 인기 있는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인플레를 계기로 중앙은행의 정책 목표가 원래로 돌아왔다. 인기영합적인 정책이 결국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장에서는 연말이나 내년 초에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아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금리 인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얘기지만 정책기조를 바꾸려면 많은 사람들이 중앙은행에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를 해야 한다. 2000년대에 있었던 금리 인하가 미국의 금융위기의 단초가 됐고, 2010년대 금리 인하가 높은 물가를 초래해 연준을 곤란하게 만든 만큼 자발적으로 나서긴 힘들다. 그래서 금리를 다시 내리기보다 높은 금리를 상당기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가능성의 일단을 내비쳤다. 이제 금리 인상속도보다 금리의 높이와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끝난 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테니 이에 대비하라는 신호다. 금리를 움직이는 연준의 행태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연준의 태도 변화는 한국은행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한동안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일까?
200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 3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평균이 3.7%였다. 2010년 이전 평균이 5.1%이고, 2011년 이후 평균은 2.4%였다. 최근에 3년물 수익률이 4.1%까지 올라왔다. 가격 변수가 한번 흔들리면 급등락을 거쳐 균형점에 도달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20년간 평균 금리가 균형금리에 근접한 수준이라면 우리 시장금리가 이미 그 지점에 근접했다고 봐야 한다.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다. 이제 변화된 금리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았다. 기업도 가계도 저금리에 길들여져 있어 적응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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