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호 저수지 바닥 드러나도 골프장 용수공급은 계속

나주(전남)=나요안 기자 2022. 11. 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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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을 가뭄으로 남부지방의 농업용수를 책임지고 있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30% 초반에 머물고 있어 큰비가 오지 않는다면 내년 봄 농사와 모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나주호 바닥이 드러날 정도의 심각한 가뭄인데도 나주지사는 평년대비 저수율이 66.5%란 모호한 기준으로 이들 골프장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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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 저수율은 무시 평년대비 저수율만 적용…내년 봄농사와 모내기 철 물부족 부추겨
지속되는 가을 가뭄으로 나주호 저수율은 34.8% 로 급감해 바닥을 드러냈다.


극심한 가을 가뭄으로 남부지방의 농업용수를 책임지고 있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30% 초반에 머물고 있어 큰비가 오지 않는다면 내년 봄 농사와 모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이하'나주지사')가 관리하는 나주호의 저수율은 지난 9일 기준 34.8%로, 저수지 곳곳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이런 심각한 가뭄에도 나주지사는 나주호 인근 2개 골프장에 잔디 관리용수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나주호 인근 G 골프장은 지난달 5만1000여 톤의 농업용수를 잔디 관리용수 사용했으며, 또 다른 H 골프장에는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3700여 톤의 농업용수를 사용했다. 이들 골프장 하루 용수 사용량 평균 1200여 톤이다.

나주호 바닥이 드러날 정도의 심각한 가뭄인데도 나주지사는 평년대비 저수율이 66.5%란 모호한 기준으로 이들 골프장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평년대비 저수율이란 현재의 저수율로 지난 30년간 저수율을 나눈 수치이다. 현재의 저수율은 허수에 불과하다.

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단수 기준은 평년대비 저수율이 60% 이하이다. 나주호 저수율이 20% 초반까지 감소하더라 평년대비 저수율이 60%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농업용수를 골프장에 계속 공급할 밖에 없는 실정이다.

평년대비 저수율은 행안부의 재난재해 대책에 포함된 규정이다. 농어촌공사도 행안부의 이러한 규정을 따르고 있으며, 정작 농업용수 부족 사태를 일으키는 가뭄에 대한 농어촌공사의 대책은 없는 상태이다.

나주지사 관계자에게 나주호 저수율이 심각하게 감소했는데 골프장 계속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이유를 묻자 "나주관광개발과 H골프장에 용수를 공급키로 협약을 맺었고, 평년대비 저수율 66.5%로 단수의 대상이 아니다"며 "나주지사가 임의대로 단수할 수 없으며, 본사 차원의 조치가 있으면 단수하겠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가뭄에도 모호한 규정을 계속 적용되는지 묻자 "나주지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G골프장은 나주관광개발사의 소유로 지난 2005년 나주지사와 협약을 통해 골프장을 조성했으며, 그 이후 농업용수 공급을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H골프장은 나주호에서부터 골프장까지 용수공급 관로를 매설해 농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용수공급 관로 공사가 진행될 당시 인근 마을 주민들과 농민들은 농업용수 부족 사태를 우려해 공사를 반대 했었다.

나주호 인근 한 농부는 "이런 가뭄이 계속되면 봄 농사와 모내기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다"며 "농업용수를 골프장 잔디 관리용수로 공급하는 농어촌공사는 농민들을 위한 기관인지 골프장을 위해 기관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어촌공사 본사 관계자는"이병호 사장의 지시로 극심한 가뭄 시 평년대비 저수율을 적용하지 않고 용수를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행안부의 재난재해지침에 따르다 보니 현장과는 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하천수 활용 농촌용수공급 사업, △저수지 뚝 높이기 사업, △지하수 자원관리 사업, △한발대비 용수 개발사업 등을 제시하며,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선 바 있다. 나주호 경우 저수지 뚝 높이기 사업으로 담수 능력을 높였지만, 골프장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면서 심각한 저수율 결과를 초래했다. 농어촌공사 스스로가 기후변화 대응 대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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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전남)=나요안 기자 lima6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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