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에 "비료사업, 농업기술원에 편의" 청탁(종합)

이대희 2022. 11. 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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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천화동인1호 지분 일부, 정진상·김용·유동규 나눠 갖기로" 영장 기재
정진상, 김만배에 "대장동 지분은 '저수지'" 지칭
공판 출석하는 유동규 전 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2.11.7 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이보배 박재현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다시마 비료 사업과 관련한 청탁 대가로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3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정 실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범죄사실에 이 같은 내용을 적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20년 정 실장에게 "다시마 비료 사업을 하려고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 관련 편의를 봐달라"고 부탁하며 3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실장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에게 자금 조성을 요청했고, 정 변호사는 유흥주점 직원 계좌를 이용한 '돈세탁'으로 현금을 조달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2013∼2014년 정 실장에게 3차례의 명절마다 1천만 원씩 모두 3천만원을 건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정 실장이 2014년과 2019년 각각 5천만원과 3천만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영장에 기재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쓸 데가 있어 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유 전 본부장에게 금품 지원을 요구해 돈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2014년에 전달된 5천만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과정에 쓰였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서 정 실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판단한 총 1억4천만원을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영장 범죄사실에 정 실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의 대장동 민간 사업자들의 지분 중 24.5%를 같이 나눠 갖기로 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에 대해 죄명은 부정한 행위를 한 뒤 약속한 돈을 받을 때 적용하는 부정처사후수뢰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이 지분은 세 사람(유동규·김용·정진상) 몫으로 쟁여놨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그 근거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상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 마친 검찰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검찰관계자들이 9일 오후 국회 본청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이 든 박스를 들고나오고 있다. 2022.11.9 uwg806@yna.co.kr

애초 김씨는 2015년 6월 유 전 본부장에게 자신이 가진 대장동 개발 사업 지분 중 30%를 약속했다고 한다. 당시 김씨는 정 실장에게 "지분이 30% 되니까 필요할 때 써라. 잘 보관하고 있겠다"고 했고, 정 실장은 "저수지에 넣어둔거죠"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비율은 실제 배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24.5%로 조정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씨는 대장동 사업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보통주에 할당된 지분 7% 가운데 절반 정도를 소유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지난해 9월 29일 유 전 본부장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버리라고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인멸교사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정 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치적 공동체'라고도 영장에 적었다고 한다.

2014년 선거 당시 대장동 일당을 동원해 상대 후보 관련 허위 언론 제보나 인터넷 댓글을 통한 이 대표의 '형수 욕설'에 대한 옹호 여론 조성 작업을 벌일 때 정 실장이 이 내용을 모두 보고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추후 정 실장이 수수했다는 자금이 단순한 사익이 아닌, 정치적 목표가 같은 이 대표의 정치자금 성격이라고 연결하기 위한 검찰의 구도로 보인다.

검찰은 이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이날 오전부터 자택과 여의도 민주당사 내 당대표 비서실, 국회 본청 민주당 대표 비서실 등 정 실장과 관련한 세 곳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당사는 당원들과 대치하다가 오후 12시 30분께 압수수색에 착수했지만 정 실장이 사용한 컴퓨터를 발견하지 못했다.

국회 본청은 국회의장실이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확보할 것을 요청했으나, 민주당의 협조로 오후 6시 10분께부터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3시간여 압수수색을 통해 찢어진 메모 조각 1장과 파쇄된 종이, 컴퓨터 운영체제 설치 로그기록·대장동 관련 기사 8건을 검색한 인터넷 기록 등 파일 2개를 확보했다.

과잉수사라는 민주당의 반발에 검찰은 민주당사와 국회 본관에서 정 실장이 근무한 객관적인 자료 등을 토대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한 통상적인 절차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정 실장의 소환 조사를 위해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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