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호랑이 전통 ‘계승자’는 누구?
1998 이동국·2002 박지성 등 월드컵 막내 한국축구 대들보로 잘 성장해
‘K리그 신성’ 양현준·‘라리가 활약’ 이강인, 최종 엔트리 발탁될지 주목
한국 축구는 역대 월드컵마다 미래의 기대주들을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켜 월드컵 본선 무대를 경험하게 했다. ‘막내 호랑이’들은 꿈의 무대 월드컵을 경험한 뒤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잘 성장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이동국(43)이 그 시작이었다. 당시 만 19세로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동국은 0-5로 완패했던 네덜란드전에서 네덜란드 골키퍼 에드윈 판 데 사르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중거리슛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2002년 박지성(41), 2006년 박주영(37), 2010년 기성용(33), 2014년 손흥민(30), 2018년 이승우(24) 등이 20대 초반에 월드컵 무대를 누비며 그 뒤를 따랐다.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에 신선함을 불러올 막내 호랑이가 누가 될지에 시선이 쏠린다. 후보군은 여럿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강인(21·마요르카)과 양현준(20·강원)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둘 모두 이번 시즌 활약상이 심상치 않다. 2019년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던 이강인은 이후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마요르카 이적 후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절정에 오른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잡으면서 벌써 2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신뢰 속에 장점인 볼 관리, 드리블, 패스 등은 더 좋아졌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 가담과 스피드도 많이 좋아졌다.
양현준도 젊은 패기를 앞세워 올해 K리그1에서 8골·4도움의 활약상으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지난 7월에 열린 토트넘과 K리그1 올스타 간 친선경기에서는 절묘한 페인팅으로 라이언 세세뇽과 에릭 다이어를 제치고 슈팅을 하는가 하면 화려한 마르세유 턴으로 탈압박하는 장면까지 연출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월드컵 최종엔트리가 과거처럼 23명이라면 둘의 카타르 입성 가능성은 희박할 수 있다. 이강인은 지난해 3월 한·일전 이후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철저하게 외면 받았고, 양현준은 이번이 두 번째 A대표팀 발탁으로 A매치 경험이 아직 없다.
그럼에도 늘어난 엔트리와 손흥민(토트넘)의 부상이라는 두 가지 변수로 인해 둘의 발탁 가능성이 조금은 더 커졌다. 보수적인 벤투 감독의 성향상 최종 엔트리의 윤곽이 그려졌겠지만 변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
안와골절로 수술까지 받은 손흥민은 최종 엔트리에는 큰 이상 없이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 컨디션으로 대회를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어있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공격수 보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최근 A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우영 외에 그를 받쳐줄 수 있는 자원이 더 필요한데, 이강인과 양현준이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둘 모두 측면은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며 손흥민이 맡았던 역할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 최근 영국 ‘인디펜던트’는 한국의 월드컵 8강 진출을 예상하면서 이강인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다만 둘이 함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둘 중 살아남는 쪽이 과거 선배들이 그랬듯 월드컵에서도 ‘막내 호랑이’로 경험을 쌓고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클 기회를 갖게 된다. 12일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막내들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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