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선 재출마 노리는 트럼프…지지한 후보들 고전, ’우울한 밤’

민주당은 예상 밖 선전, ‘뜻 밖의 좋은 밤’

오는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노리던 도널드 트럼프(75)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들이 중간선거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며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76)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15일 화요일에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자택) 마러라고에서 매우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은 대권 재도전 시사로 관측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8일(현지 시각)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초반 개표 결과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당초 기대됐던 공화당의 압승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은 안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했던 공화당 후보들의 경우 당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오히려 당에 부담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울한 밤’이 됐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공화당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공화당의 승리를 발판 삼아 오는 2024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유권자 중 극우 성향의 지지자가 자신을 지지한다는 것을 이용해 그 여세를 몰아 오는 15일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실상 2024년 대선 재도전을 공식화한 셈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에서 여전히 유력 인사이고, 그가 실제로 출마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이번 중간선거로 그의 당내 입지는 훨씬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후보들이 일반 공화당 후보들에 비해 훨씬 고전했다면서, 그의 개입이 없었다면 공화당이 오히려 더 좋은 성적표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 예로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경합 주 중 한 곳인 조지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지지한 허셜 워커 공화당 후보는 라파엘 워녹 현 민주당 상원의원과 초접전 끝에 박빙으로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쪽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조지아주는 내달 다시 결선투표를 치러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반면, 2020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재검표 요구를 거부하며 트럼프에 반기를 든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현 주지사가 출마한 뉴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는 켐프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재선을 확정 지었다.

뉴햄프셔 상원 선거에서도 지난 대선이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지지한 공화당의 돈 볼덕 후보가 큰 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반면, 같은 지역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의 대선 사기 주장을 ‘미친 소리’라고 일축한 크리스 스누누 주지사는 재선에 성공했다.

친트럼프 후보가 저조한 성적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는 2024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0%포인트 차의 압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재선을 확정지었다. 한편, 폴리티코는 초반 개표 결과 민주당이 예상보다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좋은 밤’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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