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에 약점 잡혔냐”… 정진상, 유동규에 휴대폰 폐기 지시

이세영 기자 2022. 11. 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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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작년 9월 압수 수색 직전 창 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진 과정에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개입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뇌물 수수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정진상 실장의 자택과 민주당 당사, 국회 당 대표 비서실 내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다.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왼쪽)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검찰은 작년 9월 29일 유씨가 살고 있던 경기 용인의 한 원룸을 전격 압수 수색했는데, 유씨는 압수 수색 직전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졌다. 이 휴대전화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9월 14일 새로 개통한 것이었다. 압수 수색 다음 날 유씨는 취재진과 만나 휴대전화를 버린 이유에 대해 “사정이 있었다”며 “술 먹고 나와서 죽으려고 (휴대전화를) 집어 던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정진상 실장이 압수 수색 전날인 작년 9월 28일 유씨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의 최신 연락처를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제공, 천화동인 1호 지분 차명 보유 의혹 등이 검찰 수사로 밝혀질 것을 우려해 유씨와 김씨 등을 회유하려고 한 정황이라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정 실장은 압수 수색 직전 유씨와의 통화에서 “압수 수색이 곧 진행된다”며 “‘대장동 일당’에게 어떤 약점을 잡혔냐”고 말했다는 내용이 검찰의 압수 수색 영장에 포함됐다고 한다. 이어 정 실장이 유씨에게 “불똥이 어디까지 튈 것 같냐”고 묻다가 검찰이 유씨 원룸에 들이닥치자 “휴대전화를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실장이 유씨에게 증거 인멸을 교사한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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