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부터 인산인해...112 신고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앵커]
'이태원 참사'가 난 바로 그 순간 그 골목 상황이 담긴 CCTV를 YTN이 확보했습니다.
참사 발생 두 시간 전부터 시민들은 한 발 내딛기조차 어려운 상태였지만, 다급한 112신고에도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골목은 2시간 전인 저녁 8시 무렵부터 이미 인산인해였습니다.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일방통행을 하면서 인파가 빠지기도 하지만 이태원역으로 나 있는 골목 아래쪽이 워낙 꽉 막힌 탓에 또다시 정체를 반복합니다.
저녁 8시 9분, "넘어지고 다치고 난리가 났다"는 112신고가 접수된 시점엔 이미 시민들이 골목에 사실상 갇혔습니다.
골목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과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뒤엉킨 겁니다.
세 번째 112신고가 접수될 무렵, 시민들은 가게 난간을 붙잡거나, 앞사람 어깨를 붙잡고 겨우 한 걸음씩 내딛지만, 아직도 경찰관은 보이지 않습니다.
밤 9시쯤 접수된 5번째 신고에 가장 긴급한 상황인 '코드0'을 처음 부여한 경찰.
현장에 출동해 일대 시민들을 통제한 뒤 종결 처리했다지만, CCTV에 담긴 참사 현장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결국, 50여 분 뒤엔 떠밀려 내려오는 인파에 골목 아래쪽 시민들까지 속수무책으로 넘어집니다.
그렇게 파도처럼 쓸려 내려오는 인파에 팔을 들고 중심을 잡던 시민들은, 10여 분 뒤엔 자리에서 골목 위쪽을 우두커니 바라봅니다.
골목 위쪽에서 참사가 난 겁니다.
경찰관 세 명이 인파를 뚫고 골목 위로 다급히 뛰어 올라가 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서울 시내 집회가 마무리되고 야간 대기 중이던 기동대가 용산경찰서에서 처음 출동 지시를 받은 건 이로부터 1시간 뒤.
참사 발생 전까지 현장 질서 유지를 담당했던 경찰관은 이태원파출소 소속 20여 명뿐이었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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